콧물이 코안을 꽉 채운 느낌은 첨이다.

어렸을때부터 난 콧물이 별로 없는 편이었다. 지금도 기억 나는데 콧물이 많았던 친구들은 코풀레기란 별명이 있었던 거 같다. 어찌됐 건 콧물이 없는 편이여서 그런지 내 옷깃은 늘 깨끗했다. 학교 다니기전까진.

오늘은 코로나랑 연애한지 6일째 되는 날. 몸이 좀 회복 될 라는 징조인지 콧물이 정신없이 나왔다. 가끔 재채기를 하면 눈물도 함께 나와 그야말로 눈물 콧물 범벅이였다. 

책상앞에 수북히 쌓인 휴지 뭉치들을 보면서 나는 좀 더 화끈하게 눈물 콧물을 쏟아붓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다. 내가 눈물을 단기내에 엄청 쏟아부을수 있는 행동은 단 하나, 영화를 보는 것이다. 일상에서도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면 눈물을 흘리는 방식으로 해소하는 게 내 스트레스 해소법 중 하나다. 

당연히, 밖에 나가 말할 때에는 저의 취미는 영화보기, 음악듣기 입니다라고는 하지만, 난 남들과는 달리 영화속 대사나, 장면 혹은 음악속 가사나 선율속에서 눈물을 터트리고 싶은 순간을 찾아헤매고 다닌다. 

자연스레 눈물나는 경우도 많지만, 그냥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이렇게 울면 좀 우는 이유가 합당해보인달까… 운동이라도 좋아하면 엄청 뛰어다니거나 몸을 움직여서 땀으로 해소를 할 텐데, 난 운동세포가 통 없는 사람인 거 같다. 보는 건 또 괜찮은데 하는건 전혀 취미가 없다. 흥미도 없고. 가끔 볼링이나 배드민톤을 하는 건 그게 제일 쉽다는 점이 포인트다. 

암튼,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맘속의 뭔가를 쏟아내고 한결 개운한 느낌을 받는 사람임이 분명하다. 영화페이지를 클릭하고 뭘 볼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멜로 쟝르를 선택했다. 

영화를 감상할 때 나는 딱히 쟝르를 가리지 않는다. 그래도 자주 보는 스타일을 골라라고 한다면 멜로 아니면 剧情이다. 또 멜로하면 일본을 빼놓을수가 없다. 일본 영화에 요해가 깊거나 일본영화를 많이 본 사람은 아니지만,  일본 멜로는 그 특유의 색감과 감성이 있다. 잔잔하면서 화면이 아름답고, 주인공들의 조금의 유치하지만 자연스럽고 절제된 감정이 다분한, 일본스러운 감성이 좋다. 

평점 순위로 찾아보니 러브레터 옆에 연공(恋空)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연공? 하늘과 사랑을 한다… 뭔가 무슨 내용일지 뻔하디 뻔하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확신이 드는 건 엄청 슬픈 영화일거라는 점. 그리고, 하늘을 바라볼 때마다 그 사람을 떠올릴 수 있다는 너무나 낭만적인 그림이 그려진다는 점. 나는 결국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나는 결국 한바탕 울기로 했다. 

잠시후…

난 오늘의 작은 바램대로 눈물 콧물 범벅을 대놓고 할수 있었다. 비록 30대가 보기엔 오글거리고 다소 말도 안되는 부분이 있는 스토리일지라도, 그때 그 시절에만 느낄수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은 80/90년대에 태어난 분들이라면 다 공감할 거라 생각된다.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생긴 여주랑 암 걸려 모자 쓴게 왤케 잘생겨 보이는 남주, 배경화면이 푸른하늘이랑 어울리게 청량한 푸른 느낌이라는 게 보는 내내 청춘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그리움과 풋풋함이 묻어나는 짧지만 행복하고 소박하지만 눈물이 안 나올수 없는 영화였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실제로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이 얼마전 (좀 된거 같다.) 자살을 해서 자택에서 숨졌다고 한다. 진짜 영화제목 그대로 현실에서 하늘나라에 갔다는 사실이 좀 더 슬프긴 했다. 

휴지 한투레미를 다 쓴거 같다. 쓰레기통이 꽉 찼다. 

그리고, 내 마음도 곧 건강을 회복할 날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는 확신으로 꽉 찼다.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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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니

별거아닌 생각, 소소히 적기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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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응원합니다. 하루 빨리 완쾌하시길~
    비록 코로나는 아니지만 새해에 들어서 진짜 독한 감기에 걸려 처음으로 “앓아누운” 경험을 해본 것이 바로 이틀 전까지라 더 공감이 갑니다.
    이번 코로나까지 극복하시면 더 강한 항체를 지닌 + 버전으로 업데이트 되어 있을거라 생각해요~

    1. 응원 감사합니다. 독감 🤧 힘들었겠네요, 저 또한 그맘이 공감이 너무 잘 가는 일인이라 완쾌한 걸 추카드립니다. 건강 유념하시고, 항체지닌 버전으로 우리 앞으로 더 잘 이겨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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