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비밀을 공유하던 때가 저희 집에서 함께 지내던 학창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저의 눈에 언니는 멋쟁이 중학생이었고 저는 언니를 따라하고 싶은 초등학생이었어요. 형제가 없는 무남독녀인 우리는 사촌이지만 친형제처럼 생김새도 비슷했고 엄마 아빠한테 말하기 어려운 일들을 서로에게 털어놓기를 즐겼어요. 20년이 지난 지금 근년래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저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력고 해요. 그 사람과 언제인가 헤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늘 하고 있었지만 그 순간이 지금일 줄은 몰랐어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어요. 제가 먼저 그만하자고 말해버렸어요. 분명히 그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만 곁에 있으면 어떠한 골치덩어리가 저를 괴롭혀도 잘 감당해낼 것 같았어요. 하지만 사람 마음이 생각처럼 그토록 고상하지는 않다는걸 깨달았어요.
소설에나 나올법한 숭고한 사랑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어왔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모든 문제를 덮을 수 있을 것이라 착각했어요. 대개 많은 사람들이 교제하기로 마음 먹을 정도의 이성을 선택할 때 본인이 그려놓은 이상형 혹은 오래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의 이미지에 가까우면 호감도가 높아지는게 사실이잖아요. 그리고 이 부분은 일괄적으로 누구나 다 똑같은 것이 아니라 개개인마다 기준이 분명한데 주변의 저를 아끼고 사랑한다고 자칭하는 친지들은 저의 선택과 판단이 일시적인 열정에서 나온 착오라고 단정 지어요.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도 그러지 않으려고 그럴 필요가 없다고 제 스스로를 설득했고 한 번 사는 인생 즐겁게 덜 고통스럽게 사는 것이 중요하지만 마음이 내키고 시키는 방향에 따라 살아야 후회가 없다고 되뇌이며 많이 노력했어요. 사실 이처럼 어려운 연애는 처음 겪는 터라 힘든 부분이 많았으나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 고민을 털어놓는 일도 쉽지 않았어요.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어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그 사람은 우리의 이 관계를 쉽게 끝낼 수 없다고 해요. 그 사람은 제가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하나 둘씩 해결해 나가고 있고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제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노력하고 있어요. 저희가 윤리를 파하거나 법에 어긋나는 만남을 유지하는건 아니에요. 다만 아이가 있는 그 사람이 타협해야 하는 문제가 많다는 것 뿐이에요.
언니도 저에게 헤어짐을 권장했죠. 좋은 결말이 있을 수 없다고. 이 관계에 대해 점점 제가 나약해지는 것 같아요. 중심을 잡을 수 없을 만큼 계속 주변의 다양한 관점에 휘둘리고 있어요. 사실 그 사람이 저를 붙잡았을 때 무정하게 뿌리칠 수 없었어요. 시간이 아까운 것도, 남은 정 때문인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예쁜 감정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슬프지만 이성적으로 자꾸 헤어져야 한다고 제 자신을 독촉했던 것 같아요.
머라 댓글 달아얄지… 어떤 산택이든 감당의 몫이라…
오호 연재소설 도전중입니다 😎
아.. 카테고리가 소설이었군요.
오.. ㅋㅋ 소설에서 “소설에나 나올법한…” 이라고 인용했군요. 귀신이 “귀신이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는거 처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