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 세끼 

또 밥할 시간이다.

물러가지 않는 COVID-19 으로 직장과 개인삶이 한덩어리가 되어간지 일년반.

아이들은 Remote Learning , 직장인들은 Work from home…

집에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온가족이 같이 머물러 있기는 처음인듯하다.

그래서 House의 중요성을 깨달은 캐나다인들은 요즘 들어 집을 새로 구매하거나 큰집으로 바꾸느라 바쁘시단다. 코로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르는 이유가 집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껴서 …

9시에 수업인 아드님은 10분전에 기상하여  눈을 비비면서 Zoom을 켠다.

중학생인 아들은 Zoom수업시간 내내 화면을 끄고 무음상태에서 쌤의 강의만 듣는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20여명 애들이 전부 그 상태이다. 쌤이 혼자 중얼중얼…  Tom Hanks를 닮은듯한 쌤이 커다란 모니터안에서 혼자 강의 하시는걸 멀리서 얼핏 보면 어떤 외국인이 인터뷰를 받는  장면 인듯 하다.

딸은 8시반에 기상하여 세수도 하고 시리얼도 먹고 Microsoft Teams를 켜고 쌤이 요청하길 기다린다. 초등학교 학생들은 쌤이 컨트롤을 안하면 별의별 짓을 다하면서 Remote Learning을 한다.  Baby동생을 안고와서 소개 시키는 애들이 있는가 하면, 강아지를 자랑하는 애들도 있다. 초등학교 쌤은 수시로 Please mute. 라고 애들한테 강조해서야 수업을 시작할수 있다.

오전시간은 항상 빨리 흐른다. 

모닝미팅을 하고 멜 체크하고 커피 내리고 별로 한것없이 점심 시간이 돼버렸다.

코로나기간동안 집에서 차린 삼시세끼가  코로나전 삶에서  해온 전부 밥보다  많은것 같다.

냉장고를 열었다. 주말이 가까와 오는지라 많이 비여 있는 냉장고안, 구석진 곳에 덩그러니 남겨진 아보카도가 보였다. 그리고 연어도 보였다.

김한장에 밥을 펴놓고 아보카도와 연어를 썰어놓고 마요네즈 찌익…

둘둘둘 말아서 연어 아보카도 롤을 만들었다. 김밥은 준비할것이 너무 많은데 롤은 왜 이렇게 쉬운거니…

"애들아~ 밥먹자~~~"

엄마가 스시 만들었다고 조아하는 아이들… 와사비 간장에 찍어서 너무 잘 먹어준다.

얼마나 정성을 안들여서 준비한 점심인지 엄마만 알고 있다.

 아보카도…

난 아보카도라는 과일도 채소도 아닌것 같은 묘한 물건을 20여년전 독일에서 처음으로 먹어봤다.  Homestay기간, 집주인 아저씨가 저녁이면 아보카도를 예쁘게 썰어서  빵위에 곱게 얹어서 애들한테 하나씩 나눠주었다. 못 먹어본 음식이라 무엇인지 물어보니 아보카도라고 했다. 독일어로도 아보카도, 영어로도 아보카도, 한국말로도 아보카도는 아보카도이다.

맛을 보니 약간은 느끼하면서 뒷맛은 고소한 느낌이였다.  근데 연변입맛인 나는 이런 아보카도를 얹은 빵을 우아하게 먹어야 할 대신 김치를 찾고 있었다.

그렇게 독일생활을 마치고 중국에 돌아왔고 아보카도맛이 그리워서 사왔다. 근데 독일에서 줄곧 Homestay 아저씨가 해준걸 먹다보니 아보카도가 말랑하게 익어야 먹을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완전 돌멩이 같이 딱딱한 아보카도를 자르지도 못한채로 그대로 방치해 뒀다. 

그러다가 어느날 다시보니 껍데기가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익은듯이 보여서 반으로 잘랐더니 잘 잘라지는거 있지. 근데 안에 아보카도 씨앗은 왜 이렇게 큰거지? 꺼낼줄 몰라서 손가락으로 그걸 파내느라 허우적 거리다가 전체를 떨어뜨려서 먹지도 못한채 치우는데 시간을 다 써버렸다.

중국에서 아보카도가 비싸기도 하고, 질량이 좋은걸 사기도 힘들고 해서 가끔 사다가 요구르트랑 해서 아이들한테 간식으로 줬더니 느끼하다고 안먹는다.  그후론 집에 아보카도를 사들이는 일이 거의 없었다.

캐나다에 온후, 한번은 친구집에 놀러가서 저녁 식사를 했는데 친구네집 아빠가 아보카도를 썰어서 그 위에 간장을 살짝 뿌려서 반찬으로 올렸다. 아이들이 먹어보더니 맛있다면서 집에 와서 우리도 아보카도를 간장에 찍어서 먹자고 한다.

식빵에 같이 먹거나 요구르트에 먹어봤지 간장에 먹는 방법은 또 처음이네… 그렇게 되어, 우리집에는 또다시 과일이지만 과일 같지도 않은 아보카도가 등장하게 된다.

캐나다에 와서 한동안 스시집에서 일한적이 있었다.  스시집 사장님은 거의 매일이다 싶이 아보카도를 구매해 오신다. 스시 롤의  80프로에 아보카도가 들어간다고 하시네…

그러면서 얘기를 하시기를, 가게 뿐만 아니라, 집안 거실 반은 아보카도로 진열이 되었다고.

잘 익은걸 사면 바로 상하고, 익지 않은 생생한 아보카도는 거실에 고이 모셔서 익히면서 아침에 눈을 뜨면, 아보카도부터 만져보신단다. 굿모닝, 아보카도… 오늘은 어느정도 익었나 하면서…

스시집에서 난 아보카도 씨를 칼로 탁 찍어서 꺼내면 아보카도 몸체가 상하지 않고 씨만 뽑을수 있다는 거대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제 다시는 그 씨앗을 빼느라 아보카도 몸을 상하게 하는 일은 없으리라.

아보카도는 생긴것에 비해 열량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소고기 열량에 맞먹는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몸에 좋은 지방이 함유되어 있고, 특히 자궁건강에 좋은 음식으로도 소문이 났다.

나이가 드니, 다이어트 보다는 몸에 건강한 음식을 챙겨먹게 된다.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매주 마다 아보카도를 사오고 스시집 사장님이 하시듯이 pantry 에 두고 언제 말랑해 지나 매일마다 만져 본다.

"엄마 , 뉴뉴궈 먹을래요…"

딸애는 아보카도를 뉴뉴궈라고 한다.

牛油果 라고 배워줬는데 어릴때 뉴뉴궈라고 하더니 지금까지 뉴뉴궈.

개구쟁이 아들이 아보카도는 소고기 기름으로 만들어져서 牛油果라고 동생한테 말해서 한동안 딸애는 아보카도를 거부한적도 있었다.

내일은 금요일…

한주일이 또 후다다닥 지나가 버렸다.

겨울이 무진장 긴 캐나다에서는 여름을 잘 보내야 기나긴 겨울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버틸수 있다.

그래서 여름에는 1주 1 Beach의 스케줄로 주말마다 소풍이나 하이킹을 떠난다.

그러다보니 마트 가는 일은 금요일 저녁 퇴근후에…

데굴데굴 굴러다니던 아보카도 마지막 하나를 먹어버렸으니 내일은 또 장보러 가서 아보카도를 사와야겠다 … 뉴뉴궈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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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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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틀전쯤 언니와 화상통화중에 아보카도를 썰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한테 기름진거라고 적당히 먹으라고 했는데, 이 글을 읽고 해 준 말이 아니였나 싶네요.혹시 글에서 아보카도 고르는 방법도 나오려나 약간.기대하며 읽었는데 없네요.^^

    1. Costco 에서 파는게 젤 조아요, 다른 마트에꺼 사봤는데 안좋더라구요. Costco에 가서 싱싱하고 딱딱한 파란걸로 사세요. 그리고 집에와서 이틀정도 상온에 그냥 보관하고 말랑해졌을때 냉장보관하면 돼요.

  2. 소고기 기름으로 만들어져서 牛油果라는 말에 동생분이 한동안 거부했다는데서 빵 터졋습니다 ㅋㅋㅋㅋ.
    뉴뉴궈 자주는 안 먹지만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다음번 쇼핑때 사와야겠네요,,,, (츄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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