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이 세상에 생겨나서부터 수많은 사람들을 웃고 울렸으며 또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국제축구련맹(FIFA)에서는 표준축구공의 무게를  400그램이 넘어야 하고 일반적으로  445그램좌우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바로   450그램도 되지 않는 축구공이 인간들을 그토록 열광시키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한 스포츠기자는 축구에 미친나머지 축구기사를 쓰다쓰다가 마침내 축구감독으로 직업을 갈아타기도 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우리 주변에도 그런 광적인 축구팬이 있다.  축구소리만 나오면 만사를 제쳐놓고 끼여들어 한 마디 해야 시름을 놓고 연변에서 진행되는 고향축구경기는 물론 타지방에서 벌어지는 원정경기까지도 조건을 창조해서 기어이 가보아야 직성이 풀려 하는 그의 이름은 김호라고 한다.  글쟁이들한테는 모동필로 통하는 시인이다.

그런 그가 축구경기를 보고나서 칼럼 몇 개 쓴 줄은 아는데 어느새 칼럼집을 묶어낼 줄이야.  하여튼 여간내기가 아니라 혀를 끌끌차게 만든다.

일전에 위챗으로 주소를 물어오기에 알려주었더니 바로 이틀후 책이 도착했다.  <하얀 넋 붉은 >이라는 축구칼럼집.  이미 위챗계정에 올라온 많은 칼럼들을 보았고 한줄에 주욱 꿰여서 다시 보니 감회가 또 새로웠다.  이번 칼럼집에는 한 축구팬으로서의 희노애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리고 특히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연변부덕축구구락부에 대한 안타까움과 일이 그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모든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질책도 담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진한반성을 섞어서.

이번 칼럼집은 중국조선족력사상 첫 축구칼럼집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으며 중국프로축구무대를 주름잡던 연변팀의 길고도 짧은 려정을 골수팬으로 밀애를 해오던 과정에 대한 회고로도 된다.

더구나 축구감독을 뺨치는 예리한 분석과 승부를 떠나서 고향팀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등은 격찬을 받을 만하며 또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2  4……의 모동필이였더라면 고향팀의 응원이 보다 세련되고 보다 센스있고 보다 뜨거운 응원이 되지 않았을가 싶기도 하다.

물론 칼럼치고는 지나치게 긴 장광설인 경우가 있고 개인적인 욕심을 내세운 사사로운 감정을 개입시키는 경우도 있으며 언어의 취사선택에서 적정선을 지키지 못하는 등 허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칼럼집은 고향축구에 무관심해왔던 우리들의 무표정에 아픈 채찍을 안기고 있으며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비단 축구 뿐 아니라 고향이라는,  중국조선족이라는 이 정체성을 둘러싸고 반성해야 할 부분들까지 짚어보이고 있다는데서 여간 의미가 심장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이번 칼럼집은 한 축구팬의 허심탄회한 페부진언이면서도 우리 모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으며 때로는 열망을,  때로는 분노를,  떄로는 호소를,  때로는 납함을 껴안고 축구와 함께 출렁이면서 우리 모두의 잠든 정신에 쇠도리깨를 안겨주고 있다.

축구를 모르지만 축구에 관심을 가져보련다.

고향을 떠났지만 고향을 열심히 사랑하련다.

그것이 좋다.

그래서 좋다.

일구년을 보내면서

할빈에서 한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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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

60후 자유기고인. 가을을 유독 좋아하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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