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과정 공부를 하기위해 한국으로 떠난 나는 공부는 물론 학교의 여러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첫 학기 수업이 끝날 때 쯤 해외 봉사활동 홍보 포스터를 보고 적극적으로 신청했었다. 신청할 수 있는 항목 중 필리핀과 베트남이 초급단계여서, 고민하다 필리핀으로 선택했다. 정말  행운스럽게도 나는 봉사활동 참가자로 선발되었다. 

  이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해외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어서. 둘째, 낯선 한국인 학생들과 내가 어울릴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셋째, 필리핀에 가보고 싶어서.

  일정은 9박11일이었지만, 정확하게 봉사활동을 5날밖에 하지 못했다. 오고 가는 길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하루의 자유시간이 주어졌었다. 목적지는 세부시에서 1시간 거리의 반타얀섬 산타페마을이었다. 인천에서 저녘11시 비행기를 타서 다음날 오후 4시쯤 숙박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활동 참가자들은 모두 같은학교 대학생들이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쓰나미 피해를 입어 인근 주민들이 집을 잃은 곳이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집짖기 활동에 동참했다. 세멘트를 나르고, 쇄줄을 자르며, 땅도 팠다. 정말 아이러니한건, 전자 기계(重机械)를 사용하지 않고, 삽, 바구니, 나무 판대기 등 단순 도구로 집을 짖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싶었는데, 그게 가능했다. 집을 짖는 속도는 느려터질 정도다.  나는 답답했다. 기계를 쓰면 후닥닥 해결할 수 있는데, 왜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까? 왜 이렇게 천천히 할까, 빨리 집에 들어가게 해주어야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문화이니, 내 삶의 방식을 기준으로 잣대 삼아 비교하지는 말아야했다. 

  현지인들은 집이 지어지기를 기다리며 임시 사용으로 지어준 厂房에서 살고 있었다. 그들은 집을 짖는 과정을 함께 참여하기도하고, 집앞 거리에서 모닥 불을 피워 어탕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미꾸라지보다 작은 물고기 몇마리가 용기 않에 둥둥 떠있었다. 거리에는 찢어진 옷을 입은 아이들도 있었고, 맨발로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있었으며, 고장난 자전거 바퀴를 장난감삼아 갖고 노는 “굴레소년”도 있었다. 그들은 깔깔거리며 웃고 떠들며 신나게 뛰어다녔다. 그것은 반타얀섬에서 가진 것도 없고 욕심도 없는 사람들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 일궈내는 일상의 풍경이었다. 어릴 때 나도 옆집 아이들과 흙으로 쌔감지하고, 강가에서 올챙이 잡으며 놀았었는데, 그 속에서의 깔깔거림은 똑같았다. 

  지나가는 우리를 보며 그들은 늘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무욕에서 피어나오는 온화한 웃음 앞에서 나는 하염없이 작아졌다. 나는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고, 깨끗한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시간을 누군가와 비교하고 경쟁하며 슬퍼하고 힘들어했다. 늘 무언가를 가지기 위해 달려야했고, 더 빨리 달리지 못해 불안해했다. 지하철에서도 더 빨리 환승하기위해 뛰어다녔고, 과제 제출하기위해 밤샘작업은 일상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내가 못한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  만약 살고 있는 집, 입는 옷, 쓰는 용품,  등 것돌이들을 제외하고 비교한다면, 그들은 나보다 행복해 보였다. 최소한 그들은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생각도 해봤다. 만약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잃는 다면, 나는 어떤 표정일까… ? 아마… 눈물을 흘리며 세상의 불공평함을 탓하지 않을까? 살아가야하는 용기를 잃지 않을까? 

   오늘도 무언가를 쫓고,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당신,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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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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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늘 무언가를 가지기 위해 달려야했고, 더 빨리 달리지 못해 불안해했다.” … “오늘도 무언가를 쫓고,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당신,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요?”…. 이 두 구절이 영 멋지고 공감이 감다. 그리고 집을 짓는 과정, 아이들이 뛰노는 정경 등을 너무나 심플하면서도 생동하게 묘사하여 마치 보는거 같슴다. 그래서 실제 사진까지 올려주었다면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랑 비슷한지 보면서 비교할수 있어서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약간 있슴다. 근데 필리핀 간 이유가 봉사하러 간것이지, 사진찍고 구경하러 간것이 아니라는걸 인지하고 나니, 글만 올린 이유도 알거 같슴다. 주저리.. 주저리… 그냥 제 생각… 원래 댓글이라는게 이런거 아니겟슴까? ㅋㅋ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1. 사실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걸 자제해달라고해서, 사진이 별로 없슴다. 단체사진을 올리자니 인권침해인것 같고… 그래서 고르다 고르다 封面에 하나 올렸는데. 올린 사진이 완성된 새집 모습임다. 저것도 찍힌 애들 얼굴 가리느라 截图한거라, 사진이 온전하지 않슴다. ㅋㅋㅋ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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