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를 이야기하다.


A: 하하하하하. 있잖아, 내가 말이지…

Y: 뭔데?

A: 사람들이 말이지, 나를 보고 미니멀리스트래. 나는 그냥 살고 있는데, 미니멀라이프? 내가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하네. 

Y: 내가 봐도 넌 미니멀라이프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야. 원래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자를 따라가기 어려운 법! 태어날 때부터 그런 장점을 갖고 태어난 게 아닐까.

A: 하하하하하. 네 말이 맞아. 나는 딱히 노력을 하는건 아니야. 미니멀리스트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미니멀리스트라고 불러주니 기분이 엄청 좋아. 아티스트, 칼럼리스트처럼 뭐라도 된 것 같고 ㅎㅎㅎ

Y: 굳건히 너의 길을 가는 모습이 충분히 멋있어. 나는 비우려고 해봐도 자꾸만 더 크고, 예쁘고, 새로운 걸 바라게 되더라고. 아직 나한테 가장 어울리는 옷을 찾지 못해서, 어색한 시도들을 해보는 중이랄까. 사실 내면이 가장 중요한데 말이지.

A: 아 근데 우리 어쩌다가 미니멀라이프에 대해 말하게 된거지? 아. 그건 그렇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뭔가를 찾으려 하다보면 비우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아. 자기에게 맞는 뭔가를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지. 근데, 나는 생각이 좀 달라. '맞추다'는 것에는 어떤 기준이 존재한다고 봐.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그런 기준이 없는 것 같아. 그래서 욕심이 좀 없는 편이야.

Y: 요즘 그런 것 때문에 한창 스트레스 받던 중이었는데, 너의 말을 곱씹어 보면서 치유받는 기분이 들어. 또 고민에 대한 해답도 어느정도 얻었어.

A: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 어쩌다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는지 물어봐도 될까?

Y: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좋은 것들로 나를 포장하려고 했어. 주변 사람들과 비교를 하게 되고 위축을 받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 늘어난 것 같아. 물론 지금도 현재 내 상황에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자꾸만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서 점점 맥시멀리스트가 되어가고 있어.

A: 너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럴만도 한 것 같아. 내면에 신경 쓰고 싶은데, 내면은 알아주는 사람이 적고, 그러다보니 마음이 위축되고 정작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에 신경을 쓰게 되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건가?

Y: 맞아. 그리고 조금만 더 좋은게 눈에 보이면 충동을 못 이기고 과도한 소비도 하게 돼. 욕심이 끝도 없이 늘어나서 이걸 억제하기가 힘들어.

A: 세상이 잘못했어!! 왜 이쁜건 그렇게 많은지!! 살 수 밖에 없잖아. ㅎㅎㅎㅎ

Y: 속세에 찌들어서 나는 어쩌다보니 잘못된 길에 들어섰지만, 그래도 너의 말을 듣고 또 너의 좋은 습관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어.

A: 내가 ? ㅎㅎㅎ 가르쳐줄 것 없는데~. 소유욕이 늘어나는 것이 어디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

Y: 가지지 못한 것에 눈이 팔려서 그거에 집착하게 돼. 그러다 정작 손에 넣으면 딱 필요하던게 아니거나, 또 성에 차지 않아서 더 좋은 걸 갖고 싶어 하게 되지. 이런게 반복되면 낭비도 심하고, 자책도 하게 돼서 불만족이 늘어나.

A: 아~. 이제 좀 더 이해했어. 나도 뭔가를 갖고 싶어하는 욕심이 있어. 가지지 못하면 내내 생각나고 그래. 대신 나는 갖고 싶은 것은 가지되 낭비를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원칙이 있어. 예를 들면, 이미 예쁜 시계를 가지고 있는데, 더 이쁜 시계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일단 기존에 있는 시계를 처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거지. 중고거래를 하거나, 상태가 좋으면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식으로 처분을 하지. 근데 처분하는게 귀찮거나, 처분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게 되고 그때 다시 생각해보는 거지. 그게 진짜 필요한지. 근데도 갖고 싶어. 그러면 사는거지.ㅋㅋㅋㅋㅋㅋ 그러면 진짜 필요한건거야! 샀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어. 내돈내산이면 flex 하는거지 뭐.ㅋㅋㅋㅋ

Y: 난 정말 귀찮은 걸 싫어해서 그렇게 하면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아! 근데 너무 귀찮아서 그냥 고민도 안 하고 사버릴거 같은데….휴.

A: 너가 아직 어색하지만 미니멀라이프를 시도한다고 해서 기쁜걸. 나는 미니멀라이프의 정의를 제대로 알고 있진 못해. 근데, 비우는 건 좋은 것 같아. 경제성장에는 별 도움이 안될 수도 있겠지만, 환경을 위해서는 꽤 좋은 선택이라고 봐. 무턱대고 샀던 옷들이 결국에는 버려지고 환경에도 엄중한 영향을 끼친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어.

Y: 나도 일년에 최소 5벌 씩은 버리는데. 계절이 바뀌면 또 사고, 또 버리고 무한반복이야.

A: 나는 옷을 거의 안 사. 친구들이 안 입는 옷*이 있으면 나한테 버리라고 해. ㅋㅋ

Y: 알고보니 우린 10년 넘은 친구지만 생활 방식이 많이 다른 것 같아. 이렇게 대화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어.

A: 그럼그럼. '미니멀라이프=무소유'라고는 생각 안해. 객관적으로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지만, 이쁜  것도 좋잖아. 굳이 억제하려고 하면서 너가 스트레스 받는 건 싫어~. 미니멀라이프를 시도하는 과정 또한 천천히 너가 하고싶은 걸 알아가는 과정이었으면 좋겠어. 남들이 한다고 다 좋은건 아니잖아.

Y: 굿굿!

A:굿굿~!!


비하인드

*미니멀라이프

절제를 통해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적은 물건만으로도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활방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미니멀리스트(minimalist)라고 부른다.

미니멀라이프는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사물의 본질만 남기는 것을 중심으로 단순함을 추구하는 예술 및 문화 사조인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영향을 받아 2010년대 즈음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생에서 정말 소중하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여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데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이 미니멀 라이프의 근간이다.

[출처: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4352579&cid=43667&categoryId=43667]

*옷

스타일에 예민한 편이 아니다. 오히려 둔감하다. 계절과 장소에 따라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만 옷을 가지고 있다. 편한 옷을 자주 입는 편이기에 옷이 많지 않다.

요즘은 사람들이 누더기옷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멀쩡한 옷인데도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남이 버리는 옷을 왜 입어? 가난해서? 더럽지는 않아? 쪽팔리는 일 아닌가?

내가 '버리는 옷 있으면 나한테 버려줄래?'라고 했을 때 이런 말들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옷 살 돈이 없을 정도로 궁하지도 않고, 남의 버린 옷이 다 더러운 것도 아니고, 굳이 새옷을 입는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기에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으려 했다. 물론 남들의 편견 섞인 생각들을 받아들이는 데에 시간은 걸렸지만, 자신이 진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해 지고나서는 마음이 홀가분해 졌다.

좋은 점도 많다.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 첫째이고, 남의 재능(그들도 그 옷을 살 때는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고르지않았겠는가)으로 이쁜 코디를 할 수있는 것이 둘째고,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제일 결정적인 장점이다.

결론을 지어보면,  남의 옷을 버리는대로 다 가진다는 말이 아니다. 버려지는 것들 중에 내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활용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이 것이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닌 지구를 위한 한스푼의 노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많은 '오늘'을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꽃 같은 사람_Y

#기꺼이 가난하고 싶어요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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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ng Geul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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