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랍고 슬픈 소식이 있어. K코치가 일을 그만뒀대. 앞으로 K코치한테 운동을 배울수 없어
= 뭐?
– 왜 그만뒀는지 잘 모르겠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을 수도 있고… 듣자니 음력설에 사나흘 쉬는거 빼고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주말도 없이 그냥 한달에 이틀만 쉴 수 있대
= 헐, 난 아예 그런 일을 시작하지도 않을거야. 왜 그런 일을 하지?
– 글쎄… 다른 코치한테 들을라니 여기가 다른 헬스장에 비해서 관리도 잘 돼 있고 월급도 제때에 잘 준다고 하더라. 헬스를 배웠으니 아마 헬스장 코치로 일하려 했겠고 괜찮은 헬스장에 취직도 했으니 잘된거지. 그런데 업계 관행이 그렇다보니 일하는 시간이 너무 길기는 해. 수입은 괜찮을텐데
= 우리 C코치는 잘 벌땐 한달에 만원 훨 넘어 받는대요
– 오~ C코치가 일을 열심히 하기는 하지. 하루종일 수업할 때도 있잖아
= 엄마랑 비기면 적은가? 엄마는 일이 널널하면서도 많이 받는가?
– 아우야, 무슨 소리야? 내가 C코치만할 땐, 보자… 5천에서 7천원 정도 받았어. C코치가 훨씬 잘 버는거지. 그리고 나 바빠, 코로나때문에 잔업이랑 출장이 줄어서 그렇지. 너 잊었구나, 나 따라 회의도 다니고 출장도 다녔으면서… 그리고 젊을땐 엄청 바삐 일했어. 너 배안에 있을때도 거의 매일밤 마지막버스를 타고 퇴근했고 주말엔 하루만 쉴 수 있었어. 그러고보니 K코치만큼 바삐 일했어.
= 아휴, 젊을 땐 다 그리 바삐 일해야 하는건가? 난 싫은데
– 글쎄, 즐기기 좋은 나이이기도 하고 일을 바짝 할 나이이기도 하고
=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알아요? 기숙사아줌마요. 자리만 지키면 되고 일도 별로 없고 방학도 있고
– 방학에도 지켜야 할텐데? 방학에 집에 안가는 애들도 있고… 그리고 사소한 일들이 많을건데
= 엥? 그러면 이 일도 별론데
– 선생님은 어때? 방학이 있잖아
= 아오…
– 아닌가?
= …
***
몇년 전에는 차실 아줌마가 되고 싶다더니 지금은 기숙사 아줌마가 되고프다네. 여유롭게 밥벌이 하고 싶은 아이, 나중에 어떤 일을 할지 심히 궁금하구나
ㅎㅎ 딸아이 귀여워요.
느긋하게 자라고 있어 다행입니다
기숙사 아줌마, 꿈이 아주 구체적이군요 ㅋㅋㅋ
우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