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버지한테서 한소리 들었다. 리유인즉 부친절에 아버지한테 전화를 하지 않았다는거였다. 아버지는 동생두 전화를 했고 다른집 자식들도 다들 여러가지 방법으로 축하를 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전화도 아무 표시도 하지 않은거에 대해 몹시 서운하다고 했다. 뭐라고 한마디 변명하려고 짧은 시간 머리를 굴렸지만 딱히 할말이 생각나지 않았기에 알았다고 다음해부터는 꼭 기억할게요 했다.
    전화를 끊고 나도 기분이 잡쳤다. 부친절인걸 잊고 전화하지 않은건 아니였다. 그저께 아들이 남편한테 명절축하 카드를 만들어주는걸 보았고 모멘트에도 부친절축하 메세지가 뜨기에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요며칠 늘 기분이 다운된 상태였기에 웃으면서 하하호호 전화하고픈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러면 도리가 아닌줄을 알면서도 아버지가 너그러이 넘어가줄거라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언제나 우리둘을 잘 리해해줬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내가 오산했다. 아버지는 나한테 몹시나 노여워하셨다. 전화를 끊고 한참 생각하다가 나는 남편한테 말했다.
    "우리 아버지두 늙으셨나봐, 쉽게 노여워하네."
    "그럼 내일이라두 아버지가 좋아할만할 선물을 잘 골라서 아버지한테 보내드려. 덜 섭섭하게. "
    "아니야. 아버지는 선물이나 용돈때문에 성난게 아니야. 내 마음을 받지 못해서 성난거지. "
    이 말을 해놓고 나는 내 머리를 쳤다. 마음속으로 도리를 이렇게 빤히 알면서 그걸 행동에 옮기지 못한 나는 뭐지? 전화를 한번 하는게 어려운것도 아닌데 요새 좀 기분이 안좋다는 리유답지 않은 리유로 딸이 해야할 도리를 못한 내가 너무 자사자리했다.
    우리아버지는 언제나 너그러웠다고 언제나 날 리해해줬다고 이번에도 리해를 바라고있는 나 또한 어리석었다. 내  행동을 아버지가 너그러이 용서해줄때는 나는 어렸고 아버지는 젊어서 그만큼 여력도 많았다. 젊었을때는 딸이 준 스트레스를 쉽게 분산시킬수 있는 다른 일들도 많았기에 쉽게 넘어가줄수 있었다. 이제 아버지는 60대후반이다. 딸의 모든 행동을 이해해줄만큼 아버지가 젊지 않다. 일흔을 바라보고있는 아버지는 이제 삶의 모든 희망을 나와 동생한테만 걸고있다. 우리가 더 잘되는걸 보고싶고 우리의 아이들이 착하고 씩식하게 자라는걸 보고싶고 매일이라도 딸들과 손자손녀들의 얼굴을 보고싶고  목소리를 듣고싶다. 그런 부모님들한테 나는 일이 바쁘다는 리유로 혹은 기분이 안좋다는 말도 안되는 리유로 련락을 너무 적게 한다. 그래도 그저께만큼은 부친절이니 암만 어째도 련락을 하겠지 하면서 엄마아버지는 아침부터 내 전화를 기다렸을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들의 기대를 무참히도 저버렸다.
    다시 아버지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았다. 얼마나 서운했을가? 얼마나 노여웠을가?
    7월중순에 애를 데리고 고향집에 가니 그때 어제 전화 못한 몫과 련락을 적게 한것들을 다 합쳐 효도를 잘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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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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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버님께서 서운해 할만함다. 특히 친구들이랑 술자리에 앉아서 누구네 딸은 뭐해줬네, 누구네 아들은 뭐해줬네 하면서 옆에서 들으면 더 했을듯… 그래도 곧 오는 7월에 아버님께서 많이 좋아하시겠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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