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드라마에서 임금의 장인을 “국구国舅”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는 임금의 처남을 국구라고 칭한다. 임금의 장인은 국장国丈이라 부른다.

 

처음에는 역사지식이나 한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드라마 작가가 오용하는줄 알고 넘어갔는데 모든 역사드라마들과 역사책들에서 임금의 장인을 국구라고 부르는것을 보고 궁금해서 “조선왕조실록”을 뒤져 보니까 임금의 장인을 전부 국구라고 칭했다.

 

현대 한국인들이 한자의 뜻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들은 비일비재하나 한자로 모든 문서를 기록했던 그리고 근 2000년동안 한자를 사용해왔던 유림의 선비들이 오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래도 어떤 연고가 있으리라 해서 중국자전들을 찾아봤다.

 

그러다가 약간의 단서를 찾게 되였는데 어쩌거나 나의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하다.

 

사실 아내의 아버지를 장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위진魏晋이후 인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조 시기의 裴松之(372年-451年)의 “삼국지주”에 보면 이런 기록이 있다.  진수의 삼국지에 “ 献帝 舅车骑将军 董承 辞受帝衣带中密诏” 에 대해 이런 주해를 달았는데 :“ 董承 , 汉灵帝 母 董太后 之侄,于 献帝 为丈人。盖古无丈人之名,故谓之舅也。” 董承 女为 献帝 贵人。동승은 한령제의 어머니 돋태후의 조카인데 헌제에게는 장인이였다. 그런데 그때에는 장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으므로 “舅”라고 불렀다.

 

삼국지의 저자 진수가 삼국시기말 서진초기의 사람임으로 적어도 그때까지는 “장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수 있다.

 

배송지의 주를 피뜩보면 장인을 원래 “舅”라고 불렀다고 이해할수도 있다.  汉灵帝 母 董太后 之侄라는 부분을 생략하면 그렇게 해석할수도 있다. 그런데 동승은 한령제의 외사촌이니까 헌제에게는 외5촌숙이 된다. 그러니까 한헌제에게는 외5촌숙이자 장인이다. 그러므로 장인이기전에 외숙이니까 舅라고 부름이 맞는 것이다. 장인 대신 舅라고 불리웠다고만 해석할수는 없다.

 

그럼 舅의 원래의 의미는 무엇일까? 《尔雅》라는 최초의 한자 사전을 찾아보자. 전국시대부터 량한사이에 완성이 된 최초의 한자 사전이다. 

《尔雅·释亲》에 친척관계의 칭호들을 기록해놓았는데 母党, 모계 친척관계에 母之晜弟,为舅라고 나온다. 즉 어머니의 오빠와 동생을 舅라고 부른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거랑 다름이 없다.

 

그냥 여기까지 보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없겠으나. 그 아래에 나오는 妻党 아내의 친척관계에 보면 약간 헷갈리게 만드는 내용이 나온다. 妻之父,为外舅;妻之母,为外姑。그러니까 아내의 아버지를 外舅라고 부른다고 나온다. 그런데 분명한것은 그냥 舅가 아닌 外舅이다.

 

그리고 婚姻편에 보면 妇称夫之父曰舅,称夫之母曰姑。그러니까 며느리는 시아버지를 舅라고 부르고 시어머니는 姑-고모라 부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서 시아버지가 舅라고 부르냐하면 중국고대 전통에서 여자가 보통 외사촌오빠나 외사촌동생에게 시집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시아버지가 외삼촌이나 시어머니가 고모일경우가 많다. 아마 이런 전통때문에 시아버지를 舅라고 부른것 같다.

 

한자가 서주초기나 기원전 2세기쯤인 서한시대부터 우리 민족에게 전해지고 쓰게 된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때는 아직 장인이라는 단어를 중국에서는 쓰지 않았고 혼인문화의 차이때문에 이런 친척호칭의 내면에 있는 문화적 내함을 잘 알지 못했던 고로 그냥 임금의 장인을 국구라고 부른것 같다.

 

중국에서는 국구가 임금의 처남을 지칭하는 단어로, 그리고 임금의 장인은 国丈으로 써오게 되였다. 임금의 장인은 나라의 장인인 국장国丈, 임금의 처남은 국모인 왕후의 동생이니까 신하들이 임금보다 한벌수 자신을 내려서 임금의 처남을 “나라의 외삼촌”이라는 뜻에서 국구라고 부른것 같다.

 

그리고 《尔雅·释亲》의 혼인편 제일 마지막 구절에 谓我舅者,吾谓之甥也라고 되여있는데 나를 舅라고 부르는 자는 생, 甥외조카라고 부른다.  

 

그냥 나름대로 자료를 찾아서 궁금한 점을 풀어 보았다.

임금의 장인은 국구보다는 국장이 더 합당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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愚石

연변사투리로 표현하면 그냥 미련한 돌대가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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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러한 호칭 자체가 그 기원이 모계사회에 있음을 얘기해 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운남 마사인(摩梭人)이 走婚제도가 泸沽湖 지역에 남아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부부가 같이 살지는 않고 가족내 성원은 기본적으로 모계가 근간이 되는 경우.

    결혼 적령기 총각 갑돌이를 예로 들면,
    갑돌이가 사는 집= 외할머니, 엄마, 이모(姨)들, 외삼촌(舅)들, 외사촌들, 친형제들;
    아빠가 사는 집=친할머니, 고모(姑)들, 친삼촌(叔)들, 친사촌들;
    이렇게 살겠지요. 이럴 경우 결혼상대로는 생판 모르는 집에 드나드는 것보다, 아버지가 잘 아는 처녀를 주선해서 즉 아버지 집의 친사촌 처녀에게 장가를 들거나, 밖에 나다니는 외삼촌이 잘 아는 외숙모 댁의 처녀에게 장가를 가는게 훨씬 현실적이 될겁니다. 전자의 경우 고모(姑)가 시어머니가 되는거고 후자의 경우 외삼촌(舅)이 시아버지인 셈이지요. 후자가 혈연적으로는 더 멀 수 있으니 추천.

    근데 한걸음 더 나아가서, 현실적으로 고모와 외삼촌이 부부일 확률이 높다는 것. 즉 외삼촌이라고 다 날고 뛰는 놈이 아니라서, 엄마가 베개머리 맡에서 아빠한테, 우리 동생 노총각이 다 되가는데 장가 보낼 처녀 좀 알아보쇼, 라고 해서 아빠는 잘 알고 편한 자기 집 친조카들 즉 갑돌이 고모를 외삼촌과 맺어주는게 제일 자연스러운 결과가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갑돌이의 시어머니는 그의 고모(姑)가 되고 시아버지는 그의 외삼촌(舅)이 되고 사촌 여동생이 아내가 되는 시나리오였습니다. 아내는 친사촌이자 외사촌이니 친이고 외고 할 것 없이 그냥 사촌이 되겠습니다.

      1. 한가지 보태자면, 일본어에서 장인&시아버지, 장모&시어머니를 나누지 않고 각각 Shiuto(しうと>しゅうと), Shiutome(しうとめ>しゅうとめ)라 부르는데, 지금도 한자는 각가 姑, 舅를 씁니다. 국구라고 부르는 전통이 한국에만 있는 고례는 아닌거 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장인이란 단어가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네요. 丈人은 일차적으로 문면만 봤을 때는 키가 한 장인 키 큰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볼 수 있고, 조금 더 나가면 어르신, 높은 분들을 가리킬 수도 있을텐데, 실제 논어 같은데에도 이 문자조합이 나오지만 현재 말하는 장인의 뜻은 없더군요. 舅가 말하신 것처럼 爾雅에도 나오니 더 이르고 경전에도 있는 예를 따르는 것이 전근대 사고로서는 합리적일 듯도 합니다.

        1. 尔雅에서도 친척관계를 설명할때 장인은 外舅로 장모는 外姑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마 장인이 외삼촌이 아닌경우에 오는 혼란을 막기위해서 舅와 外舅로 규정을 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남북조와 수당시기에 들어서면서 外舅가 예전에는 长辈를 지칭하던 丈人으로 격상된것은 아마 권문세족들간의 정치적 혼인으로 통치구조를 짜고 또 북방의 소수민족정권들이 들어서면서 아마 예법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것 같습니다. 남북조시기와 당조부터는 문서들에서 분명히 장인이라고 쓰입니다. 근친결혼에서 다른 가문들간의 결혼 심지어 跨民族결혼이 생기면서 舅라는 단어가 가져오는 여러가지 혼잡한 호칭관계들을 정리하기 위해 생긴 변화인것 같습니다. 舅라는 글자의 원래의 의미는 외삼촌을 지칭하는건 분명한것 같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현재 확인할수 있는 고문서들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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