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년 지기 둘도 없는 친구가 곧 결혼합니다. 그런 소중한 결혼식에 참석하고픈 제 마음이 욕심이었을까요. 코로나 여파로 타국에 있는 제 친구의 결혼식에 결국 참석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날짜가 정해지고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평생에 단 한 번뿐인 소중한 자리에 함께 해 줄 수 없음에 슬펐습니다. 마음 같아선 어떤 고난을 뚫고서도 그 자리에 있고 싶지만, 앞을 가로막은 현실이 저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사실 축하를 해 주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처음 있는 ‘친구의 결혼식’이라는 큰 이벤트를 추억으로 남기고픈 마음이 컸습니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더군요. 나이를 먹어가며 소중한 이들과 사진 몇 장 더 남기는 게 사소해 보여도 참 소중한 ‘의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론 귀찮고 힘든 것보다 사진 한 장이 크게 다가올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의 결혼식에서 꼭 인증 사진을 남기고 싶었는데. 그 욕심이 결국 아쉬움으로 뒤바뀌어 버렸습니다.

뭐 특별한 게 없을까.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친구의 결혼을 축하해 줄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해볼까 오기가 발동합니다. 축하는 많은 사람에게 받을수록 좋을 것이라 생각하며 머리를 굴려 봅니다.

이타심은 늘 자신을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관적인 주장을 펼쳐온 사람입니다. 오롯이 타인의 행복과 건강만을 위해서 순수한 인사와 축복을 비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되물어왔습니다. 그 사람의 행복과 안녕을 비는 일조차 나의 심리적 안정과 거추장스러움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행위가 아닐까. 너의 행복에 내 지분을 티 내고, 그 지분만큼의 무언갈 얻어가려는 욕심이 낳은 결과가 아닐까.

원초적인 이유를 좇다보면 이 세상 모든 일들이 복잡하게 되고, 대부분은 아둔한 생각을 낳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모든 말을 ‘부탁’과 ‘감사’로 나누어 생각하면 이해가 쉽고 오해를 던다고 말합니다.

네. 그저 그렇다구요. 제 친구가 결혼합니다. 이것도 욕심이라면 부디 이해를 ‘부탁’드리고, 모르는 누군가의 좋은 소식과 신성한 의식을 마음으로라도 축하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썸네일 By 율리: https://grafolio.naver.com/works/225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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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럽에 있어서 저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친구는, 아이폰 실시간 영통으로 자신의 얼굴을 집체사진에 넣으면서 그 시각을 함께 기록하였습니다. 사진보니 잘 나오긴 했지만 싸이즈가 작은 아쉬움이 잇더라구요. 노랑글방님은 아이패드로 영통하면서 다른 친구더러 들어달라고 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을수도 잇으니 추천합니다. 결혼식이 아직 지나지 않았기를 ㅋㅋ 그리고 결혼식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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