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거름

제목부터가 약간 심상치가 아니하긴 합니다만 저녁 때시걱도 이미 한참 지난거 같기도 하고 오늘 밤엔 좀 드러운 똥냄새가 나는 헤드렛글 한편 대놓고 써봐도 될란지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시작하오니 거부감 갖지 마시고 사상준비를 념두에 잘 붙들어묶어 매두시길…

어차피 사흘전 감기기운도 아직 채 가셔지지 않은 내 몸이 뭐 후각도 이미 잃어버렷겟다 냄새도 잘 맡지 못하는 상태이고…

혹시 감기란 녀석이 내 글속의 역겨운 구린내나 콱 맡고 메스꺼워 달아날 확율도 잇지 않을까? 하는 제좋은 생각도 어떨꾼해서 하고잇는 중이고…

암튼 본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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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거름

오줌과 똥은 비료가 되고 거름이 된다고 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걸 미리 알고 똥오줌을 그때그때 챙기고 다니는 미치고 환장할 놈은 아마 이 세상에 아직 태어나지 않앗을것이다.

똥오줌한테는 밑거름으로서의 사명감과 자신의 내공을 바로바로 삽시간에 드러낼수 잇는 경제적 여건이나 정치적 배경이 전혀 미두리 없다.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어떤 메마른 도시의 아파트 화장실변기에서 18층지옥으로 내리받아 꼰져죽어야 하는 비참한 운명을 가졋다거나 기껏 잘돼봣댓자 어느 순박한 시골마을의 초가집 로천똥숫칸에서 은수저나 깨물고 나와 한평생 쉿파리들의 쉬쉬소리와 구데기들의 굴굴소리를 들으며 살아가야 하는 기딱막히게 찌질한 신세를 지녓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자신의 부모를 원망해본 적이 단 한번이라도 없엇다.

단 오로지 침묵 하나만으로 모든 인간의 질타와 세간의 비난을 한몸에 끌어안고 살아왓을 뿐…

그러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한이 잇더라도 자신의 꿈에 관한 비밀은 벙어리가 엿먹은듯 지그시 꾹 참고 절대로 입밖에 뻥긋하지도 않앗으니…

왜냐면 그들한테는 극본을 향한 충실한 믿음이 잇엇고…게다가 와신상담할수 잇는 의지력과 묵언수행할수 잇는 인내력도 완벽하게 갖추엇기때문이다.

그들한테는 그것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려 만들어졋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가 않다.

다만 그것이 얼마나 오랜 시련에 거쳐 밑거름으로 될수 잇엇냐가 훨씬 중요햇다.

양지바른 곳에서 그때그때 바로바로 꿈을 이루어가는 지위가 높고 신분이 귀한 "빛과 소금"에 비하면 오랜세월 음지에 숨어 야무진 꿈을 무르익혀가는 촌스러운 "똥과 오줌"은 천박하고 비천하고 그야말로 바보같이 한심스럽기 짝이없다.

허나 밑바닥에 한벌 깔려져야만 하는 묵직한 자기자리를 정확히 파악할 수가 잇엇고 앉을데 설데를 명확히 구분할 수가 잇엇으며 전체의 큰 그림을 위하여 개인생활의 이해득실이나 쓸데없는 자존심따위를 아낌없이 버려가며 모든 인고를 참고 견디어낼 수가 잇엇던 "그들"…

"그들"이야말로 정녕 쓰거운 뿌리로 태어나 눈부신 꽃과 달콤한 열매를 묵묵히 받쳐주고 잇는 진정한 막후의 영웅이 아니엿던가!

"그들"이야말로 정녕 이 시대의 아주 몹시 "드럽기로 짝이없는" 사람냄새 아니, 사랑냄새가 활활 타올랏던 "놈들"이 아니엿던가!

아무렴 !

밑거름을 짊어진 자는 언제나 새파란 가슴속에 울긋불긋 곱게 물든 풍년가을을 무던하게 품고 잇엇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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