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다치지 마오

한영남

 

 

 

가을을 다치지 마오

가을은 나의 것이요

 

저 누런 잎새에 여름향기 울고

뒤산 다람이 겨울나이 서두르고

멀어져가는 여름을 위해

베짱이가 슬픈 장송곡을 불러주는

그런 가을이 나는 좋습데

울긋불긋한 색상과는 상관없이

그저 좋습데

 

가을을 다치지 마오

가을은 나의 것이요

 

만일 가을이 없다면 내가 어찌

익어가는 계절의 혼을 알고

높은 하늘 아래 알몸이 되여가는

나무의 겸손을 알겠소

 

정말 가을 아니였던들

내가 무슨 시를 쓰고

성숙의 의미에 가슴도 적셔보고

그럴 수 있겠소

 

가없이 넓은 하늘 아래

초록색이 식어가는 가을을 향해

이 풀떡이는 심장도

감히 두손으로 바쳐올릴 수 있는 나라오

 

어느 화사한 계집애의 눈에는

쓸쓸해보여도 좋은 가을을

제발 다치지 말아주오

가을은

정말 나의 것이요

 

아니 아니 내가 바로

가을사나인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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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

60후 자유기고인. 가을을 유독 좋아하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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