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성별과 이름을 잃어먹엇다

민족과 주소도 지워졋다

출생일까지 까먹엇네

한장의 악몽을 꾸엇고

신분증 한장을 분실햇다

내가 과연 

내가 맞는지

증명을 해야만 한다

증명할 길이 없다

젊음을 분실햇고

기억력을 상실햇다

치매에 걸려

알츠헤머를 앓는다

산산조각이 난 퍼즐

기억의 파편들이

공중에 휘날린다

바람이 분다

소문이 돈다

투명햇던 마법의 거미줄

밤하늘에 달이 잡혓다

독거미의 함정에 

달이 걸렷다

추운 달은

벌벌 떨고잇다

한자루 광풍이

둥근것을 쏘아내렷다

떨어진 둥근달

착각의 호수에 빠졋네

바람의 맥이

오늘따라 세구나

유리창을 열엇더니

내 베란다에서도 

바람이 분다

내 식탁에까지 

바람이 들이닥쳣다

보온병이 기우뚱 

땅바닥에 떨어졋다

뇌가 충격을 받앗나

혼미상태로 쓰러졋네

깨여지진 않앗다

천만다행이네

끓는 물은 

언젠가 식는다

그것은 결국

시간상 문제일거다

청춘도 똑같다

인생도 마찬가지

세월의 찬바람은

젊음의 온도를 

희석하곤 햇다

바닥에 쓰러진 보온병

허리를 굽혀 일으켯다

창문을 닫고

먼지를 털어주엇다

뚜껑을 땃다

코르크를 뽑앗다

물이 식지 않앗군

내 예감이 틀렷네

예상밖의 일은

생활속에 퍼그나 많다

시간은 아마 

거짓말 탐지기일거다

사람을 우습게 보고

사람을 속인다

그 대가는 결국

아쉬운 세월로 치른다

뜨겁지도 아니햇고

차겁지도 아니햇다

지금이 한창이네

마이기 딱 좋은걸

미지근한 불혹 한잔

두눈 감고 쭉 냇다

큰마음 먹고 비웟더니 

그제서야 비로소 보인다 

공간이 알리네

시간이 열리네

식은 열정 다시 끓이고

빈 시공간을 채울가 말가

아무렴 그렇구말구

인생 머 별거 잇겟는가

끓엿다 식엇다 

마엿다 부엇다

그렇게 도는거지머

둥글게 가는거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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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朴文寿)

고향의 봄이 그리운 타향살이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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