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달이 잠이 든 

한적한 밤

별이 조으는 

적막한 밤

홀로 누워서

명상에 빠진다

그러던 와중 홀연 

충동이 피어오른다

큰 마음을 먹고 

함부로 택배를 시켯다

내 영혼의 커피상점에

시 한편을 주문햇다

제목이 필요한데

제목은 뭐로 달까

그래 그래 

첫사랑으로 달자

여보세요 사장님

야심한 밤중에 

배달은 가능한가요

가능하시다면

첫사랑 한잔 

만들어 주실래요

블랙으로 주시고요

설탕은 보류할께요

주소를 찍어보냇고

필명도 적어보냇다

주문을 넣고나니

당혹스럽기만 하네

죄진것도 없는것이

온갖 걱정 몰려온다

20여년 오불꼬불

세월의 낯선 골목

배달아저씨는 설마

무난히 찾아올수 잇을까

긁어서 부스럼인가

괜히 시름만 앓네

문득 마음에 뜨는 

한줄의 문자메시지

"조건오류로 인한 

배달불가입니다"

받는 사람이

주소가 틀렷을가

보낸 사람이

이름이 틀렷을가

주소는 결코 

틀림이 없을것이다

이름도 절대 

문제가 없을것이다

그러하다면 

뭐가 잘못된걸까

궁리를 해봐도

답은 없다

한참을 멍하니 

고민하고 잇는데

"주문을 하신 

타이밍이 틀렷어요

님이 찍어주신 

그쪽 그 곳은요 

이미 강제징수로 

재개발이 됏고요

철거가 되어버린지

아주 옛날입니다 "

한숨 덜렁 토해냇고

가슴이 훨씬 후련하다

아무렴 그렇구말구

의심할 나위가 없지

그게 당연히 

첫사랑이라니깐

유효기간이 짧은 

불같은 사랑이지

사춘기의 꽃밭에선

한떨기 슬픔이 꺽인다

이것이 바로 

시 한수의 수명이구나

아니 아니

시 한수의 숙명이구나

첫사랑이랑 

약간 묘하게

느낌이 비슷한

첫시작엔

두근두근 

한없이 한없이 

설레이기만 하다가

세속의 편견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세상과 어쩔수 없이 

타협을 해야만 하는

오래가기가 힘든 

대략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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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朴文寿)

고향의 봄이 그리운 타향살이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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