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한복판에

블랙홀을 던졋다

혼돈의 세계

거대한 소용돌이

우주가 깨지고

파편이 빨려든다

빛이 부서지는 곳마다

불똥이 터진다

일장의 한무기 (寒武纪) 로 

들끓는 용암을 잠재울때까지

주먹만한 세상은 

철석같은 맹세일뿐

뜨거운 분노가 

바위로 굳어질무렵

말을 아끼기 위해

돌은 입을 뜯어버렷다

돌들의 묵언수행

그들의 침묵기도

태양을 담근 용광로

침묵은 금이다

언어의 연금술사들이여

한알의 바위돌로 

황금을 제련하거라

끝까지 누설되지 않앗던

조물주의 비밀

천기누설의 죄로

물들은 이미 

연기로 활활 타죽엇다

말문 무거운 놈들만 남앗다

돌도 살아남앗다

가시덤불의 혹독한 고문 

단단한 알맹이들이여

십자가의 마지막 심판 

빛나는 돌맹이들이여

만유인력 구심력 중력

원심력 마찰력 부력

신의 극본에 씌어진 

대자연의 신비로운 힘들

그들의 온갖 합력의 초점은 

결국 타이밍에 꽂혓다

타이밍이 왓다

박수칠때 떠나야 한다

이슬에서 이슬이 빠지듯

돌에서 돌이 빠져나온다

돌의 자궁으로부터

달이 빠져나가려던 찰나

한떨기의 장미가 

곱게 피여오른다

낮과 밤이 걸엇던 약속

허공에 걸린 둥근 그리움

돌은 달빛을 연모햇다

무식햇지만 용감한 돌

돌의 마음을 그누가 알랴

돌의 사전엔 고백이란 없엇으니

인연은 피할수가 없는 법 

진심은 통해야만 하는 법

달빛이 맘을 열어주네

은은한 그림자 내려주네

구름도 몸을 열어주네

한줄기의 시원한 급시우

소나기가 멎은 하늘

한가닥 핑크빛 무지개

오르가즘의 모양은 

알고보니 투명한 반원이엿다

땅이 돌고 돌이 돈다

밤이 돌고 달도 돈다

꽃잎의 타원형 궤도위에

아침이슬 두방울이 흔들린다

공간의 주변을

시간이 밤낮 돈다

태초에 돌이 달을 뱃다가

열달만에 달을 낳앗다고 한다

움푹 패여든

거대한 돌의 골반

구름을 비틀어

그리움을 짜내거라

태양을 지피고

달이 빠져나간 빈자리에

바다를 하염없이 끓이거라

들숨과 날숨

돌아 숨을 들이쉬거라

밀물과 썰물

달아 숨을 내뱉거라

이 글을 공유하기:

박문수(朴文寿)

고향의 봄이 그리운 타향살이 나그네

작가를 응원해주세요

좋아요 좋아요
4
좋아요
오~ 오~
0
오~
토닥토닥 토닥토닥
0
토닥토닥

댓글 남기기

글쓰기
작가님의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
1.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의 초고는 "원고 보관함"에 저장하세요. 2. 원고가 다 완성되면 "발행하기"로 발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