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담배

칸막이로 된 슬라이드식
오동나무 사각형 담뱃통

뚜껑을딴 갸름한 타원형
가자미 간즈메통 재털이

달콤한 노란색 잎사귀와
구수한 붉은색 이파리의
적절하게 섞인 황금비율

돌돌 말으시는 할아버지
돌돌돌 뒤따르는 아버지

혓끝 걸죽한 타액으로써
진지하게 마무리가 되면

성냥개비 공손히 그어서
불올리는 아버지의 두손

둘이 비스듬이 마주앉아
풀썩풀썩 뻑뻑뻑 빠신다

그럴싸하게 오가는 대화
별로딱히 누구도 없엇다

한개비 무난하게 재끼고
약속한듯이 하나더 만다

부자간의 어색햇던 침묵
흰종이에 살살 말아넣고

풀풀풀 연기로 빨아태워
가볍게 허공 날려버린다

초담배를 놓고 말할라면
쏠쏠 말아피는 재미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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