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본인이 밑굽빠진 항아리인 줄도 모르고
욕심이란 바가지로 아무거나 염치없이
닥치는대로 싹싹 퍼담을려고만 햇엇다

자신이 쬐암만한 소주잔인 줄도 모르고
호프컵으로 착각하고 아무래나 거절없이
붓는 족족 넘치게 받아먹을려고만 햇엇다

내 그릇이 분명 이 그릇이 아닌데도 !
내 캡파가 분명 이 캡파가 아닌데도 !

그걸 불보듯 뻔히 알고 잇으면서도
꿈이라는 유혹을 도저히 못 이겨서
겁없이 매달려 헛욕심만 부려왓다 !

사실이 그러하다면 !

애당초 조물주가 빚어놓앗던 나란 놈은
과연 어떤 령롱한 냄비그릇이엿던 걸까?

그리고 지금 !

한창 불혹을 바라보고 잇는 내가
다시 땜빵을 해놓은 이 그릇안에

차근차근 주어서 담아야할 것들은
또한 주로 어떤 것들이 더 잇을까?

이 글을 공유하기:

작가를 응원해주세요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0
응원합니다

댓글 남기기

글쓰기
작가님의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
1.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의 초고는 "원고 보관함"에 저장하세요. 2. 원고가 다 완성되면 "발행하기"로 발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