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가
소파에 몸 담그고
쪽잠이 든 로인
고단하게 주무신다
귀맛좋게 코 고시네
년세드신 우리 엄마
피곤하신 모양이다
은은하게 들려오는
코를 고는 숨결소리
마법처럼 나를 끌고
꿈나라로 흘러든다
시간이 역류하면
필림이 돌아간다
유년시절 그속으로
공간이 빨려든다
멈춰서서 하차햇던
추억의 낡은 정거장
파편으로 깨진 액자
조각이 난 기억퍼즐
한장한장 주어담아
낯선 장면 껴맞춘다
윤곽으로 드러나는
어렴풋한 흑백사진
낡은 치마저고리 입고
새뽀얀 고무신 신고
초조한 마음으로
세월의 역전에서
운명을 기다리는 여인
보풀이 달린 헌 포대기
애를 감싼 호랑탄자
녹이 쓴 둥근띠는
동동 조여 허리에 맷다
자자응 자장
자자응 자장
자장가로 리듬을 타는
촌스러운 젊은 여인
꿀잠이 든 갓난애기
웅크린 잔더리에
동동 매달렷다
그녀 얼굴에 피어오른
한떨기 그윽한 행복
그르렁 그렁
그르렁 그렁
고생하신 우리엄마
코를 골며 주무신다
자장가를 부르시며
한 여인이 주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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