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동그스름한 빵으로
도시에 탑을 쌓아올린다
생채 한잎
패티 한층
토마토와 치즈
각각 한장
납작해진 영양가를
두툼하게 부풀려
시멘트 반죽을 만들엇다
거푸집과 거푸집사이
그 비좁은 공간을 뚫고
콘크리트 펌프카가
레미콘을 쏘아붓는다
빈틈없이 공헌을 햇던
청춘의 패기와 열정
공든 탑이
얼음으로 굳어지려는 순간
과밀한 도시에선
고층빌딩이 일어난다
철근콘크리트로 쌓은
하늘 찌르는 마천루
그 거친 외벽을 감싼
반짝이는 강화유리 막장
빛나는 도시의 CBD
북적한 빌딩숲속을 맴도는
안테나를 장착한 로동개미
굶주린 창자가
대뇌에 지령를 내렷다
다운받은 앱으로
맥도날드에 방문해야 한다
손가락은 다급한 임무를
스마트폰에 떨구엇다
도시락을 실어나르는
두바퀴 달린 일개미
심부름을 가득 싣고
주문들은 아스팔트를 질주한다
뜨거웟던 열정이
게으름으로 식어갈 무렵
고객들의 불만은
항의로 끓어번진다
그림속의 떡에 반햇던
배고픈 늙다리 청춘들
저렴한 패스트푸드엔
영양가가 그리 많지 않앗다
오피스의 창살에 갇혀
햄버거를 시켜먹어야 하는
화이트칼라의 허구푼 운명
바쁜 일정들과
등가교환을 해야만 햇던
회사를 향한 굳은 맹세
맛잇는 메시지가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자
화려해진 포장지를
한벌씩 벗긴다
두손을 모아
빵과 빵사이
여유없는 공간을
크게 한입 뜯어먹어본다
도시와 농촌사이
꿈과 현실사이
아득하게 어그러진
괴리의 간극이
한발작씩 좁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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