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류시인

둥근달이 밝앗다는 

그럴듯한 핑계로

이태백을 그리며

잠 못드는 밤

눈동자에 달이 뜨니

소우주는 별로 불타오른다

내 꿈은 어느새 벌써

하얀돌로 굳어버린지 옛날

세월의 스승한테

침묵을 배울 나이가 왓다

불랙홀의 한복판에서 

운수좋게 빠져나온

한가닥 유구한 별빛

시간의 궤도위를

광음이 달려왓다

전생의 예언마냥

시공을 거슬러

내 육안에 빛이 스며든다

인류가 결코

달나라를 정복해선 아니되듯

세계관을 침범하는 

불면증의 독한 바이러스들

그 역병의 미열로 

몸살을 앓는 영혼

자장가를 불러

안좋은것들은 잠재우리라

일찌기 잠들엇던

내 낡아빠진 육신

내 더러워진 욕망

위선적인것들은 

거의 모두 

인위적이여야만 햇다

눈알 팅팅 부은 탁상등아

저쪽으로 멀리 꺼지거라

둥근 버튼을 눌러

전등알을 죽엿다

유혹에 약한 눈동자

눈감아야 할때가 왓다

베개에 머리를 기댄채

몸뚱아리 웅크렷다

엄마의 자궁이 기억햇던

태초의 둥근 자세

바야흐로 다가오는 

명상의 시간들

소용돌이에 말아던진

잡념의 거품들

영혼의 쓰레기통을

깨끗이 비워버렷다

나이를 거꾸로 먹고

세월의 강을 거슬러 

만나고 싶엇던 한사람

행복한 바보시인

불행한 삼류시인

가난햇던 지난 날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함부로 달아놓은

잊혀져야 햇던 필명

낮게 불러봣던 

주인없는 그 이름

하찮은 필명이 

내 몸속에 빙의될 무렵

시인은 자연스럽게

몸안에서 몸을 일으킨다

몸에 익은 손가락 놀림

평면을 터치하는 순간

스마트폰의 스크린엔 

한줄 한줄의 령감이

귀맛좋게 피여오른다

벽돌마냥 누적되는

키보드의 훈민정음

공든 탑을 쌓아올리는

쏠쏠햇던 그 재미

만물이 잠든 

고요한 새벽

홀로 누릴수 잇는

아늑한 이 공간

속심말로 노래부르는

경쾌한 찬양

영혼의 상처를 치유받는

힐링의 타임

조물주의 시각으로

신비로운 세상을 굽어보면

그건 아마도

말로 해석하기 어려운

창조의 기쁨일것이다

모세혈관을 타고

대뇌를 흘러지나는

즐거운 도파민 한방울

삭신을 승화하려는

짜릿한 쾌감

깊은 오밤중에

시가 오르가즘에 빠져죽엇다

죽은 시를 부르는

간절한 초혼

허공에 산산이 흩어져

둥둥 떠도는 시의 파편들

부름을 받은

투명한 시신의 조각들

퍼즐로 모아 맞추엇더니

못난 불면증을 앓는 이 밤

시인이란 따로 없엇다

불현듯 멈춰버린 이 세상 

개나 소나 시인이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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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朴文寿)

고향의 봄이 그리운 타향살이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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