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년말이라는 빨래통 안에
한해라고 하는 빨래들이

부동산처럼 둥글게 쌓여
무거운 한숨만 짓고잇다

코로나로 얼룩진 마스크
트럼프가 더럽힌 인민페

술상위에 올렷던 계획서
소주병에 깔렷던 사직서

속상한 호주머니 뒤집어
차근차근 꺼내 펼쳐본다

팬티처럼 구겻던 내 생각
양말처럼 뭉쳣던 내 욕심

한견지 한견지 매듭 풀고
큰 대야에 반성을 붓는다

불혹이란 차거운 술잔에
세척제처럼 폭탄주 풀고

담배란 독한 빨래판으로
뻑뻑 무섭게 비벼 빨앗다

불면증이란 긴 만년필로
온밤을 두들겨 패줫더니

새하얀 령감이 거품처럼
거짓말 되어 빠져버린다

맑은 물에 부랴부랴 헹궈
글로 대충 비틀어 짜고는

모멘트란 녹쓴 빨래줄에
행여나 가져다 걸어본다

하트를 허영심만큼 쫴면
비로소 시로 잘 마를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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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朴文寿)

고향의 봄이 그리운 타향살이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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