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한 인생의 모든 순간을 기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내 곁에 잠깐 머문 봄날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산뜻하게. 

소년.

지하철을 예전에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더럽고, 환승이 번거롭고,

굳이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아도 갈수 있는 방법은 많았습니다. 

뉴저지에는 지하철 자체가 없습니다. 

그러니 지하철을 이용할 일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요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지하철에 대한 싫증과 두려움이 떨쳐졌기때문입니다.

그런, 계기가 있었습니다. 

계기는 그래서 중요한 겁니다. 

나란히. 

나란히 발폭을 맞춰 걷는게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머리위로 부서지는 햇살을 꽃다발로 살짝 가리고 

사뿐히 건네는 횡단보도의 두 인물 

뒷모습이 사랑스러웠습니다. 

같이 걷다보면 

인생이 막막하다가도 숨이 틔일때가 있습니다.

한사람의 왼발과

그 옆 사람의 왼발이

그 일들을 함께 해냅니다. 

산책.

산책이 좋습니다.

막 급하게 빨리 걷지도 않고.

목적성도 없습니다.

적당히. 

수다도 떨고 

강아지도 즐겁고.

한주의 스트레스도 해소됩니다. 

꽃가루 알러지에 

재채기를 하는 동시에.

집. 

뉴욕에 내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같은바엔, 요런집이.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아담하고 정교한. 

꿈 같은 헛소리지만 그냥 그렇다는 말입니다.

집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저 앞에 서서 상상을 해봤습니다.

내가 저 집 주인이고,

나는 금방 저 집에서 나와,

이 길을 걷고 있다고. 

여기까지 생각하니

이 길 저 끝까지 

걷는동안 매 집들이 다 내 것 같았습니다.

집을 몇십채 소유했습니다. 

잠깐이지만, 

착각이지만,

망상이지만,

집이 없는 나를 한탄하는 것 보단,

훨씬 행복했습니다.

수다.

친구들이랑 오랫동안 수다를 떨었습니다.

꽃장식이 곱게 된 곳에서.

수다속엔 많은 얘기들이 오갔습니다.

좋았던 소식

달라진 근황

잘 됏으면 하는 바램

힘들었던 시간

해보고 싶은 것들 

시시콜콜한 그냥 그런 말들…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수다는 가끔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 한거나  안 한거나 

마찬가지인 것 들. 

효용성이 없는 잡담들. 

그런 게 좋습니다. 

순삭.

주말은 늘 순삭이라지만, 

뭐 똑같이 순삭할 우리 인생도 

당신이 머문 매 구간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루하지만 희망적이고 

서늘하지만 따사로운.

그런 위로.

가끔은, 지쳐있는 당신께 어떤 위로를 건네야 할지..

내가 안아주면 

당신의 

힘든 감정들이 

순삭햇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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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사는 여니

별거아닌 생각, 소소히 적기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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