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엔 전시가 유난히 많았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전시들 말이다. 

그것들이 한꺼번에 와르르 나에게 안긴 느낌이다.

벅찼다. 설렜고.

뭐가 뭔지 잘 모르지만 꽃다발 같은 시간들이었다. 

이 곳을 지날 때마다 저 벽을 향해 사진을 찍는다.

똑같은 사진이 이미 핸드폰에 몇장 저장돼 있지만

나는 번마다 반복적으로 찍고 있다. 

그냥. 

또 찍고 싶다. 

셀카삼매경인데

친구가 시원하게 얼음을 촤르르 내 컵에 덜어준다.

어떤 유치한 행동을 해도 

편한 사람이 있다는 건 행복이다.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 찍는 나를 두고

대수롭지 않게 얼음추가중인 친구

기가 막히게 맛있는 빵도 

그녀도 

모두 사랑스러운 것 들. 

보고싶었던 그림이다. 

저 그림을 보기 위해 모마를 갔다고 해야 할 정도. 

유명한 사람들 

특별전도 같은 모마에서 한창 진행중이었지만

제일 먼저 보러 간 그림이었다. 

가끔 한 물건이나

순간 혹은 사건 같은 것도 

갑자기 아주 특별해진다. 

그 특별함은 결코 그 물건에 있는게 아니라 

그저 단순하게 내가 만드는거다.

비오는 날이 왜 이렇게 많지?

요즘 뉴욕 날씨 같다. 

구름과 비를 수없이 오간다. 

인생에도 이런 시기가 있지

비가 그치면 해가 나오는 게 아닌 

구름 

비 

구름 

버텨야지 ^^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Rainy Day in New york 을 본적 있다.

비오는 날의 낭만은 파리가 더 궁금하다. 

지금 파리거리를 거닐고 있다고 상상하며 걷는다.

파리에 있는 친구는 

비오는 날의 낭만은 뉴욕이 더 궁금해서

지금 뉴욕거리를 거닐고 있다고 상상하며 걷는단다. 

우리는 

상상으로 많은 일을 해내고 

만족을 얻는 거 같다. 

샤넬 할아버지 전시다.

친구가 화려한 패턴의 드레스를 보며 감탄한다.

내가 물었다.

<혹시 이 드레스를 내가 만들었다고 한다면, 너는 그래도 이렇게 감탄할수 있니?> 

내 질문은 선입견에 대한 장난이었다. 

친구가 단호하게 답했다.

<너는 이런 드레스를 만들어내지 못해! > 

하하하

절대적인 타고난 재능 앞에선 가설은 무의미하다. 

반고흐 특별전이다. 

평소에 못봤던 그림들을 대량 볼수가 있었다.

반고흐 그림은 

기교적으로 봤으나 

정밀도 정도로 봤으나

파격적인 개성 부분에서 봤으나

모두 평범한데

왜 현재 모든 사람들이 그의 그림에 열광할까?

누군가는 

현대사람들의 미학 기준이 그걸 정했다고 말한다. 

그의 그림이 진짜 사랑받는 이유를 

나는 알고싶다. 

집 앞마당에 심은 깻잎이

먹어도 될 정도로 자라줬다.

비빔국수를 만들엇고

거기에 깻잎을 돌돌 말아 송송 썰어 넣고

비벼먹었더니 꿀맛이다. 

한주정도 지나면 또 가득 새로운 깻잎이 자라난단다. 

그때는 삼겹살에 깻잎 보쌈을 해먹을가? 

그게 좋겠당(므핫) 

구겐하임은 게고 전시가 한창이다. 

건축가가 되고 싶어 건축학을 전공했지만 

조각가가 된 여자.

현대예술은 난해하다 하지만 

그래도 덜 난해했고 겁나 멋진 전시었다. 

다른 공간에 온 느낌이었다. 

건축과 조각에도 관심이 생긴다. 

피카소 특별전이다.

피카소는 일생에 무수한 작품을 만들어낸만큼 

여자도 수없이 만났다. 

그리고, 그는 미술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커리어 / 사랑 / 명예 / 돈 ..

한 사람이 다 가질수 있었다는 게 놀랍다. 

인생은 피카소처럼. 

내가 좋아하는 망고밀크케익이랑 

로즈 아이스라떼! 

개행복하다. 

특히 전시를 본 뒤 먹으면 행복감 두배.

전시를 보고 점심을 건너뛰고 늦은 오후에 먹으면 

행복감 네배! 

저 날은 심지어 손님도 없어서 (처음 있는 상황) 

맨날 미어터져 줄을 서야 했던 테이블 오더를 

내가 통채로 누리며 오로지 혼자 먹었다는 점.

행복감 8배로 할래! 

기념품관에서 첨으로 귀걸이를 사본다.

귀걸이를 이런데서 살줄은 생각도 못했다.

저 귀걸이를 어느 장소에 하고 나갈지도 모르겠다.

그저 소장품이 될수도 있고

평소에 생각보다 자주 하고 나갈수도 있을 것 같다. 

피카소 다음 특별전 때 

깔맞춤 하고 가야겠다. 

몇년동안 살까말까를 무한 고민하던 컵

샀다.

오늘부터 커피맛은 죽여주겠네.

책들과 함께 나란히 놓으니 더 예뻐보인다.

책은 읽을때도 기분이 좋지만 

책꽂이에 꽂혀있는 것 만 봐도 행복한 것 처럼 

커피도 

마실때도 기분이 좋지만 

저 컵으로 마시면 더 행복한거지 뭐.

별이가 몰라보게 많이 컸다.

예전에는 

안방에 못 들어온다고 교육을 시켰더니 

리빙룸과 안방 사이 분계선에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좀 여유를 두고 멀찌감치 앉아있는다. 

적응이 안된다.

안쓰럽고 귀엽다. 

성장이란 

내가 하고 싶어도 다 하지 못함을 배워가는 과정. 

노랑 치마에 오렌지쥬스를 마시는 금발 소녀.

노랑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안 찍을수가 없는 사진이다. 

날씨는 자주 흐리지만 

새 도전도 두렵지만 

인생도 녹록치 않지만 

노랑색처럼 생기있게 보낸 

꽃다발 같은 시간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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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사는 여니

별거아닌 생각, 소소히 적기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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