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스름한 밤바다가 걷고 싶어졌다.
마음에 비가 내리듯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차분한 공기가 숨막히게 가슴을 짓누르고
그리움은 어찌할 사이없이 나를 무너뜨린다.
맨발로 일렁이는 파도에 오랫동안 서있고 싶다.
복잡한 감정이 잠시라도 묻혔으면 좋겠다.
손잡고 바닷가를 같이 걷고 싶다던 말이
새끼손가락 손톱을 어루만지던 행동이
흠칫 곁눈질하던 눈빛이
별거 아닌듯 건네던 진담같은 농담이
<피자를 좋아하지 않는구나 ..> 하던 혼잣말이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 나누고 싶다던 바램이
힘 좀 빼라던 낮은 속삭임이
뒷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하던 그 마음이
다투는 시간이 아깝다던 한숨이
택시를 타는 것도 하나의 추억이라던 소소함이
내 사진을 여권에 끼워넣던 마지막 모습이..
별처럼 부서지며 파도위에 떨어지고
밀물같이
나에게 문득 왔네..
잘 지내?
잘 지내..
“택시를 타는 것도 하나의 추억”이라는 그 말에 치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