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을 책과 읽어야 하는 책
– 조영욱

읽지 않을 책 – 김현철의 《엄마의 온돌》

김현철이라는 젊은 학자를 알게 된것은 2018년 5월 중앙민족대에서 있은 작가좌담회에서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졸업한 뒤에 모교에 펠로우쉽 과정으로 왔다간 스쳐간(?) 인연도 있었다.
그 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인연을 이어 나가다가 8월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 “헨님에, 주소주오. 내 책 보내드리자구.”해서 하나 보내왔는데, 도대체가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표지는 아기를 품에 꼭 안은 한 여인의 그림인데 전형적인 엄마 형상이다. 내용은 오프라인상에서 다른 사람이 올림 소감을 보니 하늘나라에 보낸 어머니의 병 간호 기록이었다.
그래서 책을 받은지도 두달이 다 돼 가지만 읽지 않고 있다.
“어머니!”라는 세글자만으로도 목이 메어오는데, 어떻게 350여페이지가 되는 글을 읽으란 말인가?
앞으로도 읽지 않겠다.
읽지 않고 잘 간직하고 있겠다.

읽어야 하는 책 – 모동필과 《하얀 넋, 붉은 얼》

모동필은 조문학부 후배다. 문학이라는 공동관심사가 있지만 축구도 분명 우리의 공통분모였다. 대학시절 연길시 인민경기장에서 축구관람을 하면 저쪽에서 “형니메~”하고 와서는 한참 경기 돌아가는 얘기를 하곤 했다.
나 같은 얼렁치기 팬(伪球迷)하고는 달리 모동필은 진정한 츌미다. 그래서 이런 칼럼집도 낼 수 있는게 아닌가?
내가 연변축구에 관심을 가진것은 ‘길림대’ 혹은 ‘길림삼성’이라고 불리던 94년부터이지만 사실 나는 사실 대개2006년부터 연변축구에 대해서 관심을 끊었었다.
2004년 갑급리그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별로 뾰족한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원인이기도 했지만 2006년부터 나는 외지에 있어서 그러기도 했다. 당연히 중국축구와 중국리그 자체에도 아예 관심을 끊었었다. 나의 이런 행위를 대변이라도 하는 듯 이 책의 《하얀 넋, 붉은 얼》이라는 문장에서는 “근래에 연변축구팬들은 연변팀 주위에 모이지 못했다.”다고 적고 있다.
나를 다시 연변팀 경기장으로 끌어들인것은 우리 모두가 행복했던 2015년이다. 한국용병 하태균이 줴싸(绝杀)를 시전하며 시즌초반 돌풍을 일으켰고 또 때에 맞춰 이 해 연길에 고속철이 개통되어 나도 9년만에 연변 홈구장에 직접 가서 경기를 관람하게 된다. 바로 그해 경기장에서 나는 또다시 모동필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그 연변팀이 아예 없어졌다. 2017년 슈퍼리그로 승격한지 2년만에 다시 갑급리그로 강등할 때만 해도 나는 전혀 슬프지 않았다. “까짓꺼 다시 또 하면 되지뭐.”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아예 없어졌다. 옛말에 말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던가?
모동필은 내가 하고 싶던 말을 하였다. 나는 연변축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귀찮아서, “똥땜”이 없어서 하지 않았다. 그걸 대신 말해준 후배가 대견스럽기 그지없다.
2016년 슈퍼리그 첫 홈경기를 관람할 때의 장면은 잊을 수 없다. 언제 생겼는지 대여섯개의 팬클럽이 생겼고 이 대여섯개를 팬클럽이 대여섯가지 목소리로 응원을 하고 있었다. 나는 연길 인민경기장이 원정 경기장인줄 알았다. 2015년 첫 패배를 안겨준 홈경기 할빈전의 교훈을 잊었는가? 사후제갈량(事后诸葛亮) 혹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겪이기는 하지만 국가대표팀을 자꾸 뭐라뭐라 할것도 아니다. 우리 연변 축구 풍토는 문제가 더 많다.
이 칼럼집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연변축구 흥망성쇠의 기록이다. 연변축구는 앞으로 동산재기해야 하기에 계속돼야 하기에 읽어야 겠다. 칼럼집의 마지막 문장처럼 “불멸의 소멸”이다.

그리고 몽실이의 《좌충우돌 몽실이가 사는 이야기》 앞으로 읽을 책
몽실이는 내 조문학부 동기다.
이번에는 미처 책을 구매 못했지만 앞으로 읽어야겠다.
사실 책은 사지 못했지만 몽실이의 모멘트를 보다 보면 그의 수필을 읽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어떻게 돼서 그런 톡톡 튀는 언어가 술술 나오는지?
부럽다.
북경에 살고 있는 ‘북표족北漂族’으로서, 북경에 살고 있는 조선족으로서 실생활에서 오는 곤혹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서 재미를 발견하고 즐기는 글쓰기.
그 글발마다 글발마다에 해학이 있고 비판이 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수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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