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 글쟁이들이 서로 알고 지내는 채팅방이 있다. 더 익숙하게는 '팔구쟁이'로 부르고 불리우기도 한다. 올해 이 방에 있기도 한, 80후 세명이 책을 내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 12월 20일, 이곳에서 조선족사회에 있어서는 첫 온라인 도서 출간식을 치르게 되었다. 연말에 다들 바빴을텐데도 사전에 조직위원회(물론 온라인)가 만들어지고 연락과 준비를 거쳐, 생각 이상으로 괜찮은 분위기 속에서 잘 진행되었다. 

뭐든 처음은 설레기 쉽다. 서투르기도 쉽다. 하지만 첫 걸음을 내디딘 기쁨은 언제든 따라오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이 대목에서 문득 예전에 김학철(金學鐵, 1916-2001) 선생의 절반 자서전 비슷한 소설 <격정시대>를 읽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조선의용대의 일원이기도 했던 그이는 소설 중에서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죽고 잊혀진 군우들의 명단을 적으면서 한명한명 실명으로 호명하였다. 그 대목이 왜 이토록 머리와 와서 꽂혔는지는, 문헌학을 조금 배워가고, 또한 귀찮을 정도로 기록을 중시하는 환경에서 그 긍정적인 일면을 느껴가는 지금에 와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조선족의 글쓰기에 처음으로 있는 이번 일이, 10년이 지나고 50년이 지나면 역사의 한 점으로 기술될만한 의미를 가지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예견해 보며, 그때에 어떤 음가(音價)로 울림을 받을지, 그 행위에 이 글이 한 자료로나마 남을 수 있을지 하는 분에 넘는 바램을 가져본다. 또 그리 멀리는 아니더라도 뒤에 비슷한 행사가 다시 열린다면 이 역시 참고로 될 줄로 안다. 출간식이 끝나고 두세 군데의 위챗 공식계정에서 기사 비슷한 글들이 올라왔지만, 좀 더 기록 자체에 충실한 정보를 남기고자 이 글을 적는다. 아래에 당일 순서를 되도록 그대로 재현해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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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명칭>
2019년 8090 온라인 출간식
(출판한 후에 – 몽2K)
– 김현철, 리은실, 모동필 작가와의 만남 –

일시:  2019.12.20 북경시간 20:00
장소:  8090 위챗그룹
사회: 미주

(01) 출간식 소개 및 인사말
by 8090 방장 박영화

(02) 책 총평
‘冊禮’에 부쳐 – by 전무식

(03) 8090에 전하는 축하의 인사말
by 개구리 작가

(04) 초청인사 축하글(대리전달 포함)
<송화강> 편집 림연춘
<민족문학> 편집 김미령
<연변문학> 편집 허국화
시인 한영남
소설가 조원
작가 박초란
중앙민족대학 교수 최학송

☞ 회원들 축하 인사말 나눔
☞ 책 인증샷 공유행사

(05) 엄마의 온돌
[작가의 말] 김현철 작가
[작가평] 인간 김현철의 온도를 말한다 – by 꽃샘
[작품평] 따뜻하였습니다, 그 온돌… – by 연수상

☞ 자유 발언: 독자소감

(06) 좌충우돌, 몽실이가 사는 이야기
[작가의 말] 리은실 작가
[작가평] 이웃사촌 귀족 누나 (몽실이) – by 평강
[작품평] 무데뽀찬사 – by kim-muji

☞ 자유 발언: 독자소감

(07) 하얀 넋, 붉은 얼
[작가의 말] 모동필 작가(임시취소)
[작가평] 선산을 지키는 못난 나무 한그루 – by 박마토
[작품평] 한 골수 축구팬의 축구사랑고백 – by 한영남
[작품평] 가슴에 남아 있을 그 이름 '연변축구' – by 정대협

☞ 자유 발언: 독자소감

(08) 자유 종합평
읽지 않을 책과 읽어야 하는 책 – by 조영욱

(09) 독자가 뽑은 명대사 공유타임

(10) 축하패•공로패•감사패 온라인 수여식(사전 디자인)

(11) <우리나무> 팀의 원고특집 관련 소개

(12) 축하공연(온라인)

행사일 실제 소요시간: 2시간 반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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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포스터(재능기부)

이상으로 당일 식순을 나열해 보았다. 그냥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재미를 느꼈을 이도 있을 것이다. 실제 이날 마지막(즉 12번 이후)에는 "온라인 회식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을 정도이다(실제 사례는 이 문장  참조). 또한 이번 행사는 출간식 당일의 재능기부와 사후 온라인 특집페이지 개설을 포함한, '위챗방과 사이트의 콜라보' 라는 온라인적 요소로 관통된 이벤트이기도 했다. 그날 행사에 동참한 방의 멤버들이 사후에 추가로 쓴 작품평, 독후감 역시 특집페이지에 함께 묶는 등 여러 모습들도 보이고 있다. 

조선족의 분포에 관하여서는 전통적 집거지의 인구유실과 글로벌적 이동이라는 서로 다른 시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어찌야 됐든, 더 널리 분포되어 가는 것만은 팩트이고, 이에 따라 공동체의 재구성과 새로운 문화창출에 있어서 인터넷이라는 공간과 매개를 충분히 이용해야 한다고 학자들이 "구호"를 외친지가 이제 20년도 넘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대안이나 행동을 보여준 이들은 학자든 단체든 개인이든 별로 없었다는 인상이다. 

실제로, 조선족들의 비자정책의 해결과 4G, 5G나 모바일 인터넷의 발전으로, 출국후의 가정파탄이나 청소년교육 등 문제는 완충된 부분들이 있다. 해외에서도 낮은 경제적 비용으로 영상통화를 하고 SNS상의 모임과 정서방출이 가능해지고 빈번해졌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새로운 문화 만들기'의 레벨로 불려질 만큼의 움직임들은 찾아보기 힘들지는 않았는가. 

이번 온라인 출간식은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행동'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가져보게 한다. 8090이라는 '젊은' 세대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벌써 늙었다' 라는 생각은 넉두리로라도 해본 적이 없어야 객관적으로 '젊었다'고 판단될 수 있는 시대인 요즘, '난 아직 젊었다' 고 하기에 8090은 가끔 자아적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미 기성세대의 바통을 넘겨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니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에서 계속하여 새 일을 해나가고, 새 힘을 얻어, 새 문화에 더불어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당위성이 엿보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걸 다 떠나서, 이번 행사로 즐거웠다. 그거면 새롭다. 

+ 첫 온라인 출간식 특별기획 + 
(작가의 말과 작가평, 작품평 전문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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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떠돌면서 듣고 모으고 배우는, 이야기 "꾼"이 되고싶은. 연변, 북경을 거쳐 교토에서 고전과 씨름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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