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방 구석에 앉아 초조하게 휴대폰을 들고 있는 인우. 

부모님들은 일 나가시고 집은 쥐 죽은 듯 고요하다. 

긴장한 표정으로 인우는 2주만에 주식 계정을 열어본다. 

기다랗게 늘어선 숫자들의 행렬, 온통 파랑으로 물들어 있다.

‘씨발!’

욕설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앱을 꺼버렸다.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꽉 움켜잡았다가 마구 잡아 뜯는 인우.

남들은 주식 해서 잘도 벌던데, 

왜 나는 사는 족족 파랑이냐고!

신한증권에 계정 트는 거 아니었어. 

앱도 파랑, 바뀌는 화면마다 다 파랑, 파랑! 

다음 달부터 대출 이자 갚아야 하는데, 

이런 젠장!

……

이제 어쩌지?

어머니가 대출 갚으라고 준 돈 묶여 버려서 대출도 못 갚고,

이자 상환 안되면 집으로 독촉장 날아 올 것이고, 

아부지가 알면 내 다리몽둥이 분질러 버릴 텐데……

아…… 환장하겠네…….

……

자경이한테 빌려볼까? 

안 돼, 그 새끼 무서운 놈이야, 

조금이라도 늦게 갚아도 큰 일 나!

그럼 현진 선배? 삼식이? 춘자? 미정이?

아 왜 내 주변에는 다 거지새끼들뿐인 거야!

……

안돼, 이러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야!

나가자! 일단 나가서 뭐라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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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글쓰기 연습하는 두 아이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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