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할수 없는 니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걱정된다.

아무 생각 없진 않을텐테 표현법이 제한되어 있어 답답하겠다. 

글을 쓸수 없는 니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걱정된다.

토로할 게 많을 거 같은데 어휘력이 제한되어 있어 답답하겠다. 

농장에서 맘껏 뛰어다니며 살아야 할 성격인데 

집안에 갇혀 사는 게 참 감옥이랑 무슨 다른 점이 있을가 싶다.

그럼에도 다들 한결같이 니 팔자를 부러워할테니 

너두 참 한숨이 나오겠다. 한숨쉬기를 타고 난 듯이 잘 쉬는 너는 특히. 

너의 삶에서 유일한 낙은 산책인 거 같다.

너의 삶에서 두번째 낙은 먹기인 거 같다. 

근데, 너는 산책도 자주 못하잖아. 

근데, 너는 별로 식탐도 없잖아. 

가만히 있고 조용해진 널 보면 가슴이 시린 느낌이 든다. 

까불지 않고 덤덤해진 널 보면 가슴이 텅빈 느낌이 든다. 

그토록 얌전하길 바래왔지만 정작 그날이 덜컥 와버리니 나는 가끔 눈물이 난다. 

환경이 너의 성격을 바꾼 거 같아서. 

그냥 농장에서 살았더라면 너는 더 행복했을거 같아서. 

우리로써는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

나름, 제일 좋은 사료와 간식 

나름, 제일 귀여운 장난감과 집 

나름, 제일 큰 놀이터

나름, 제일 빈번한 산책 

나름, 제일 서비스 좋은 그루밍 

나름, 제일 다정한 동반 

나름, 제일… 

우리는 니가 진정 원하는 것 과 다른 나름

우리 생각에 제일 좋은 것 들을 해주고 있지. 

그리고, <넌 우리 강아지여서 좋겠다.>  이런 말이나 하고.

정작, 너는 행복한가? 

정작, 너는 매일이 기대되는가?

정작, 너는 사는게 신나는가?

너는 무슨 생각하니? 

그냥 우리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면서 살고 있는거니?

그냥 반항할수가 없으니 대충 꼬리 흔들며 사랑스럽게 구는거니?

그냥 유기견이 안 된 걸 다행으로 생각하며 더 바라는 게 없는거니?

그냥 살기 위해, 어쩌다 태어났으니 그럭저럭 살아가는거니?

너도 나도

우린 어쩌다 강아지가 되고 사람이 되어서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거니.

너도 나도 

우린 어쩌다 한 집에서 매일 얼굴을 보며 

말 못할 수많은 것 들을 눈빛으로 주고 받니.

나도 사는 게 힘들다.

너도 사는 게 힘들지?

나도 사는 게 희망되는 게 있다.

너도 사는 게 기대되는 게 있지?

오늘은 아무 생각 하지 말자.

나는 내 인형을 뺏기우고도 아무 생각 없으니

너도 내 인형을 빼앗고도 아무 생각 없길.

지치는 하루 끝자락 

만지는 너의 발구락 

너의 발구락 꼬순내 

무거운 내 삶의 냄새 

내일은 또 무슨 재미나는 일이 생길가?

내일은 또 무슨 서프라이즈가 있을까?

내일은 또 무슨 크게 웃을 일이 날 기다릴까?

그치?

너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는거지?

그래서 아침마다 꼬리 흔들며 방문앞에서 날 반기는거지?

그래, 

분명 사는 게 나보다 지겨울 너 인데 

너는 잘 도 살아낸단 말이지. 

나도 잘 도 살아낸단 인정을 받고 싶다.

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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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사는 여니

별거아닌 생각, 소소히 적기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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