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진 사장

<내 마음>이란 간사할수밖에 없는 벼룩시장에선 내가 장사꾼이고 내가 사장님이고 내가 항상 갑질을 하는것 같다. 내 머리가 직접 내린 <생각>이란 어려운 오다를 그 누구 눈치볼 필요도 없이 내 기분에 맞춰 데꺽데꺽 내맘대로 다 변경할수도 잇고 내맘대로 다 캔슬할수도 잇으니 말이다. 여하튼 손가락질 받아도 좋고 욕을 먹어도 비난을 받아도 상관없으니 내 똥집이 편해져야 내 인생도 편해질것 같기만 하다.

가끔가다 고객님들한테 <자존심>이란 생마늘과 <유도리>란 다마네기를 한톨씩 공짜서비스로 드릴때도 잇기는 합니다만 <양의 털은 양의 몸에서 깎아낸다>고 <서비스>란 거품은 그 언제까지나 거품일뿐 <진정성>이란 영양가는 꼬물만치도 없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믿음>이란 막대기저울의 끄트머리에는 <거절>이란 손잡이끈이 손쉽게 매달려 잇고 막대기의 한복판엔 <량심>이란 무쇠추까지 묵직하게 드리워져 잇으니 속임수에 들거나 부도가 날 우려따윈 전혀 걱정안해도 될거 같기도 하고 때론 <유혹>이란 잔머리를 굴려 <신용>이란 눈금을 속여가며 몇푼도 안되는 <량심>을 싸구려에 넘겨달라고 빌빌거리며 구걸하는 사기꾼들도 더러 보앗지만 그럴때마다 나로서는 낯판대기에 철판대기를 둬서너장 깔고 <원칙>과 <량심>을 세트로 포장하여 저렴하게 넘겨줄수도 잇엇지만 가난한 나한텐 비싼 철판대기를 살 돈이 별로 없엇으니 ! 하지만 처자식과 가족을 벌어먹여 살려야 하고 선후배와 친구들과도 화기애애하게 트러블없이 잘 어울리며 살아가야 되는 <나그네 인생>이란 미묘하게 복합적인 인생시점에서 명색이 장사꾼인지라 쫄딱 밑지는 장사까지 내 함부로 할수가 없는 굉장히 피동적인 상황이고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내 <마지노선>은 말바른대로 내 가족이고 내 선후배 친구이고 내 원칙이 아니엿던가 !

그나저나 토끼꼬리만한 가방끈을 달랑거리며 나 자신도 그다지 썩 달통이 안되는 헤드렛 글들을 맨날 자아힐링이라 한답시고 중점도 없이 장황하게 늘여놓아만 왓엇댓는데 자꾸 말만 피르는거 같으니 여기서 쓸데없는 횡설수설은 꾹 다물어버리고…

으흠 ! 나의 꿈 ! 그 꿈에 관하여 한번 거시기하게 설명을 드리고 싶다. 아무래도 그 꿈은 다름아닌 <내 인생>이란 내가 꾸려놓은 봇따리회사에서 티가 안나게 청렴하고 자연스럽게 성실하며 어디가서나 존경을 받을만한 <노마진 사장>이 되어보는것이다. 그까잇 뜬구름같은 마진을 아글타글 끌어남겨가지고 나혼자 배불리 먹고 굵은 욕심으로 성급히 쥉쥉 달려가는것보다 좀 가늘고 늦더라도 여유롭게 마진을 지인들한테 어불어주면서 다 같이 즐기며 길게 오래가는 쪽이 훨씬 더 맘편하고 남 보기에도 좋은 일이 아닐까 !

그래서 오늘밤 나는 꿈에서라도 큰마음 먹고 전설속의 <노마진 사장>이 함 되여볼란다.

암튼 ! 믿어주면 고맙고 믿지 않아도 상관은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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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朴文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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