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무 사이트에서 글쓰기로 만나고 말하던 WULI "나무작가"들의 작은 공동체. 문자의 소통을 넘어 서로의 목소리와 얼굴을 보는 실시간 대화모임 "특썰"이 계속됩니다. 아래에 지난 1월 14일 진행된 제5차 특썰에 대해 기록합니다.
주제: 이야기의 힘
일시: 한국시간 2023년 1월 14일(토) 21시~
본좌: 하몽
범위: 우리나무 사이트 나무작가 + 연변대학, 중앙민족대학 조문학부 관심
형식: 줌(Zoom)을 사용한 온라인 미팅. 본좌 독썰 50분 + 참가자 공동썰 40분
비고: 조선족으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벌리고 있는 소설가가 본좌인 만큼, 특별히 조선족문학 연구나 창작을 지향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오픈(양측의 사전 허락과 조율 있었음).
처음 특썰에 참여하는 사이트 사용자 이외의 분들도 계신 자리인지라, 먼저 간단하게 우리나무 사이트가 조선족 글쓰기 플랫폼인 것과, 거기서 파생된 우리나무 작가들 모임이 ‘특썰’인 것, 딱딱하고 권위적인 ‘특강’, ‘강의’와 같은 기존의 틀에서 자유롭고자 ‘특썰’, ‘독썰’, ‘공동썰’, ‘본좌’, ‘파자마와 맥주 한캔 OK’ 등의 말의 틀부터 바꿔 본 ‘탈구축의 놀이의 장’을 바라고 있음을 설명드렸습니다.
다음 하몽(우리나무 닉네임, 소설가 김경화)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하몽 독썰 흐름의 얼개를 아래 여섯 부분으로 제시하였습니다. (5번과 6번은 자유토론 시간에로 할애)
- 자아소개
- 우리들의 동년
- 격변의 시대
- 이야기가 소설이 되다
- 조선족 작가로 산다는 것
- 나는 여전히 이야기를 하고 싶다
책상 앞의 소설가이자 일상 속의 구수한 입담꾼답게, 하몽은 자신이 보고 듣고 자란 윗세대와 아랫세대의 개인과 가족사, 사회와 경제의 급격한 변화와 그 속에서 좌충우돌하면서 얻은 다양한 만남과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들려주어 듣는 이들이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동네 아낙들의 모든 이야기를 자연스레 듣고 자란 막내딸,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쌓이고 빚어져 쏟아져 나오고자 했던 충동, 2002년에 <송화강> 잡지에 <내 마음의 흑백사진>이란 수필로 데뷔하고 나서 이제 나도 글을 쓸 수 있겠다고 느꼈던 내적 확신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행으로 내려놓게 된 펜, 그 와중에도 계속 문학지를 한국에까지 부쳐주고 국제전화로 ‘너는 글을 써야 된다’고 격려해 준 백락 같은 <도라지> 잡지사 김홍란 주필, 2017년에 중국에 돌아온 뒤 첫 소설 <락타에게 묻지 마라>를 <연변문학>에 발표하고, 반년 사이에 토해내듯이 써 내려간 7편의 소설을 통해 ‘난 아직 쓸 수 있구나’라고 안도하기까지…
결국 참석한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한 마디를 툭 던집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소설이 내게로 오는 것이다”
감명 깊은 독썰을 끝내고 이어진 공동썰에서는 나무작가는 물론이고, 이번에 특별히 시간을 내어 참석하여 주신 20여 명의 중앙민족대학과 연변대학 조문학부의 선생님과 학생들도 참여하여 주셨습니다. 구체적인 특정 작품의 구상과 세부묘사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소설창작과 조선족 작가로서의 삶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다음 작품은 구상하고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주제로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 동시에 네댓 편의 소설과 한 편의 동화를 구상 중이라는 답변을 내놓는 바람에 참가자들의 놀람과 부러움을 자아냈습니다. 소설 소재만은 써도 써도 사라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라면서 짓던 소탈한 웃음이 아직 눈에 남습니다.
소설가의 고향인 연변 화룡 청산리에서 직・간접으로 경험한 이야기를 소설화한 경우가 많은데, 마르지 않는 이야기 샘과 소설 땔감 걱정이 없는 청산을 가져서 더더욱 기대가 되는 작가입니다. 부디 <백년의 고독> 마르케스에게 그 고향 아라카타카(Aracataca)가 그랬고, 막언(莫言)에게 산동의 고향 고밀(高密)이 그렇듯이, 김경화 소설가에게도 청산리가 그 문화적 토양과 작품창작의 성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 특썰도 기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올해 봄 정도에 김경화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눈부신 날들>이 출간됩니다. 연길 신화서점이나 온라인 위챗몰에서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오니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키워드: 소설, 소설가, 조선족문학, 구술, 김경화
바쁜 일상 중에 시간을 내주신 하몽(蛤梦) 님과, 줌 설정을 도와주신 들레 님께 다시금 감사를 드립니다.
특썰모임은 유쾌하면서도 알맹이 있는 소통의 장을 지향합니다. 되도록 ‘지식의 사회 환원’과같은 딱딱함과 ‘수다 뒤에 남는게 없는’ 허무감에서 자유롭고자 합니다.
모임은 앞으로도 비정기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며, 현재로서는 우리나무 사이트에 자신의 글을 발행하는 나무작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나무작가의 반열에 동참하여 주세요. 그러면 우리나무 팀으로부터 문의가 있을 것입니다.
2023년 2월 9일
우리나무 팀
<김경화 소설가 우리나무 개인 페이지>
사이트에서만 공개된 작품 다수 – https://wulinamu.com/members/kyenghwa2019/submissions/
김경화 소설 <여름감기> – https://wulinamu.com/series/s19007/
김경화 소설 <겨울개구리> – https://wulinamu.com/series/s22012/
김경화 작가 첫 소설집 <적마, 여름 지나가다> – https://wulinamu.com/book/b19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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