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비상 중의 비상이자 특수상황으로 대학입시 날짜가 한달 정도 미루어진 올해. 오늘부터 온 나라가 또 시끌벅적하고 신경이 곤두서있다. 고향은 비까지 와서 찰떡이 교문에 잘 붙지 않아 애먹는 동영상이 돌아다니고 있다. 온역이 돌고있지만 본질은 별로 달라진게 없는 오늘이라, 3년 전의 글을 다시 한번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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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특색의 현상을 볼 수 있는 요며칠이다. 자동차들은 벌벌 기어다니고 건축 시공현장에는 숨을 죽이며 찰떡장수는 신바람이 나는 대학입시(高考)의 계절인 것이다. 조선족 부모들은 좋은 대학에 붙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른 새벽 시험장 밖에 나가서 찰떡에 기차표, 비행기표나 념원 문구들을 적어서 떡하니 붙여 놓는다.

입시날 새벽부터 찰떡을 붙이는 고향풍경(2017)

올해 중국 전역의 대학입시 참가인원은 94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웬만한 나라 인구보다도 더 많은 숫자다. 사람은 많은데 좋은 대학과 모집인원은 적으니 가히 천군만마가 외나무다리를 건넌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다.

'아시아 최대의 대학입시 공장'으로 명성이 자자한 안휘성 륙안시 모탄장중학교(毛坦厂中学)는 이러한 중국 사회상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이 중학교는 55개의 고3 수험생반을 거느리고 있으며 반 평균 학생수는 100명 남짓하다. 뿐만 아니라 67개의 재수생반이 있는데 그중 문과 14개, 리과 53개 반으로서 반 평균 인원은 150명 좌우, 올해 대학입시 참가인원만 2만명 가까이 된다. 이 중학교는 작년 대학입시에서 본과선을 넘긴 학생수만 만명을 초과하며 '슈퍼중학'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2017.06.05 시험장 답사일 毛坦厂镇의 아침

그렇다면 올해 조선어 수험생들의 상황은 어떠할까? 각 지역의 교육국(청)의 데이터와 조선어매체의 보도 정보를 통합하여 2017년 대학입시의 조선족 상황을 어렴풋하게나마 정리해 보았다. 전체적으로 인원수가 하강선을 긋고 있다. 

*연변 주교육국은 진짜 통계를 저 정도로 밖에 못하는 것일까. 자치주라는 이름이 부끄러워진다. 길림성의 수치는 산재지역의 조선족학교의 상황이 일부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얘기해 둔다.

중국력사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과거제도와 맥을 같이하는 현행 대학입시 제도는 많은 논쟁의 중심이 되어왔지만, 현재로서는 상대적 평등을 실현하는 제일 나쁘지 않은 제도로써 그 역할을 해왔다는데 대부분 인식을 같이한다. 

좋은 대학에 가는게 중요한 일이란 건 더 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이런 응시제도는 말해주지 않는 진실들이 여럿 있다. 그리고 입시 그 다음의 세계에 대해서는 더더욱 입을 다물고 있다. 

대학, 그리고 우리 교육, 우물 안은 아닌가?

대학입시의 경쟁률을 뚫는 것 자체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모든 초점인 대학문턱 뒤에 있는 삶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는 것이 너무나 적다는 것이다. 점수를 많이 따내어 대학에 간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까? 

아시다시피 중국의 대학입시는 전국통일기준이 아니다. 지역별로 시험지가 다르고 같은 대학도 부동한 지역 수험생에 대한 입학 점수선이 다르다. 한마디로 말하면 중국의 각 지역의 교육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점수와 등수에만 목을 매는 입시준비는 근시안적인 학생을 길러내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눈에 보이는 교과서, 옆에 보이는 친구들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기가 굉장히 쉽다. 하지만 대학은 당신이 다니는 중학교 학생만 뽑는게 아니다. 당신이 속한 성에서만 입학생을 모집하는게 아니다. 지식과 지혜는 몇권의 책을 암송하는데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학교는 거기에 대해 침묵한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다시피, 조선족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동북지역은 수험생들의 인수가 적은 곳이다. 사람이 적으면 경쟁이 덜하여 대학가기 더 쉽지 않은가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수험생이 많은 지역은 교육수준이 높은 지역에 거의 정비례한다. 다시 말하면, 동북지역의 교육은 사실 전국적으로 볼 때 뒤로부터 세어야 하는 수준이란 말이다.

그게 뭔 대수인가? 모로 가도 대학만 가면 되지. 설사 대학은 상대적으로 쉽게 갔다고 하자. 하지만 그런 것이 오히려 독이 된다. 닭무리에서 머리가 되었다고 우쭐하고 캠퍼스에 들어섰다가 꼬리 축에도 끼이기가 어려운 실정에 부딪친 조선족 학생들이 한둘이 아니었으리라. 글쓴이는 그 옛날 이른바 명문대 통지서를 받고나서는 그래도 자신이 괜찮은 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안지나 코가 납작해져서 땅바닥에서 자존심을 줍기에 바삐 돌아친 기억이 있다. 현재의 교육은 대학까지 보내줄 수 있는지 몰라도 그 이후의 삶을 전혀 책임질 수 없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우리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동북지구는 건국 초만 하여도 '공화국의 장자' 로서 경제, 정치, 문화 모든 면에서 앞자리에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黑吉辽 3형제의 경제성장률은 꼴찌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 교육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러한 현황을 직시하고 알 때에야만 대학입시를 넘어 대학과 사회진출에 이르기까지 '가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인간을 키워내기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전국에서의 동북 교육의 위치를 아는 것, 그리고 조선족 교육의 실력을 아는 것이 우리의 교육관료들과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참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다른 성시의 좋은 경험들은 비교하여 인입하여 교육의 질의 높이고, 조선족 민족교육의 중문실력이나 한글실력들을 MHK와 같은 시험기준에만 견주어 퇴보하는 것이 아닌, 진짜 쓸모있는 것들을 많이 가르치도록 하는 것과 같은 것들이다. 대학진학률이나 장원점수와 같은 표면적 수치도 좋지만, 진정 학생들의 배움에 도움이 되고 지역의 활기와 창의력을 부활시키는 데는 이러한 좌표확인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전국이란 시각에서 한 걸을 더 나아가면 글로벌의 시각에서도 이 문제를 볼 수도 있다. 중국의 교육 자체가 최고수준이 아니다. 아니면 왜 해마다 수많은 중국인들이 외국에 유학을 가겠는가? 외국인들이 중국에 돈 벌러는 오지만 문화와 지식을 배우러 오지는 않는다. 그것이 GDP 세계 2위를 뽐내고 있지만 전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데는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못하는 중국의 현주소인 것이다. 

수험생들이 남은 시간 정말 잘 발휘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기를 원하지 않는다. '대학입시' 라는 우물을 벗어나 더 큰 시각에서 자신을 보고 우리를 보고 세상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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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떠돌면서 듣고 모으고 배우는, 이야기 "꾼"이 되고싶은. 연변, 북경을 거쳐 교토에서 고전과 씨름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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