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본 사이트  cya0909님의 게시물 '장백조선족자치현' 중 양강도 혜산시 사진

여행사진에는 무엇이 빠져있을까? 예컨대 ‘평양’에 가면 있지만, 정작 ‘평양 사진’(그것이 엽서든 화보든 달력이든)에 없는 것은 무엇일가? 반대로 평양 사진에는 언제나 있었으나 정작 평양에 가면 없는 것은 무엇일가? 

평양을 찍은 사진은 선택된 소재의 약속이 있다. 그리고 작가의 선택 취향과 사회적 선정기준의 코드가 있다. 또한 대개가 암묵화 된 프레임의 규약이 있다. 이러한 요소는 유명 여행지일수록 더욱 드러난다. 필수 관광코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지정된 촬영 포인트는 도식적인 사진의 법칙을 만들어낸다. 이 모든 것들은 평양을 바라보는 어떤 '공통된 인식틀'에서 야기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현실의 평양’에서는 그런 것들이 부수적인 요소다.

 사진출처: 본 사이트  cya0909님의 게시물 '장백조선족자치현' 중 양강도 혜산시 사진

여행지를 대표하는 사진들은 대부분 자신의 내면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여행사진은 대개 보여주고 싶은 것, 앞으로 그랬으면 하는 소망이미지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천박스러운 면모를 감춘다. 만약 관람자가 엽서나 달력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평양사진을 두고 제멋대로 막 찍은 사진, 혹은 못 찍은 사진이라고 판단해버린다면, 역사와 사회의 규약들이 만들어낸 표상의 덫에 걸려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사진출처: 본 사이트  cya0909님의 게시물 '장백조선족자치현' 중 양강도 혜산시 사진

이 사이트에 제시된 몇 장의 혜산 사진들은 아직 텍스트화(코드화)되기 이전의 단계, 달리 말해 분석의 대상으로 방부 처리되기 이전의 ‘날 것 상태’로서의 이미지들이다. 

 여기서 사진가는 촬영 시, 본인의 사진에 찍혀지는 대상물의 제3의 디테일들을 알아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라는 기계적 장치는 사진가가 간과해버렸거나 의도치 못했던 대상물의 속살을 놓치지 않고 있다. 

 화가의 손을 통해 모든 것이 통제되는 그림과 달리, 사진에는 통제 불가능함이 따라붙는다.(가령 야외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본다면, 사진 속 배경에는 내가 원치 않았던 요소나 생면부지의 타인이  함께 끼어들어가 있다.) 이것은 그림과 구별되는 사진의 통제불가능함의 특성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관람자는 사진을 볼 때, 사진가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보는 동시에 사진가가 의도치 않았던 부분도 함께 보게 된다. 이러한 사진 속 디테일은 훗날 해석이 가능한 다른 시선을 만나서 새롭게 의미화되고 코드화 된다. 이것은 사진의 역설이다. 이 몇 장의 사진들이 매혹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독해’ 되기 이전의 비밀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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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먹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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