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 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

카페에서 멍때리고 있다가 들려온 노래소리에 괜히 울적해졌다.꼭 내 얘기 같아서…

마냥 청춘일줄 알았다.''사람은 누구나 늙어"따위의 말들에 코웃음쳤었다.정신차려보니 앞자리가 바뀐지도  꽤 지났다.스트레칭 할때 뼈마디에서 '우두둑'소리가 날때,한번 운동하고 나면 몇날 며칠을 두드려 맞은것처럼 삭신이 쑤실때,좋아했던 영화 제목이 생각 안날때,순간순간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걸 온몸으로 느낀다.

누군가 80후를 '샌드위치'세대라고 했다.

30대,참 애매한 나이다.

20대들처럼 패기있게 뭔가 일을 벌이거나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었고,그렇다고 모든걸 체념하고 월급만 받아먹으며 늙어가기엔 아직 억울한 나이,그렇다고 이미 안정을 찾은 나이는 더더욱 아니고,내가 어릴적 상상했던 30대는 이런 모습이 아닌데…

진정한 부자는 기억부자라는데 나는 남들 다 있는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하나 없다.(있었는데 현실이 팍팍해 잊혀진걸지도…)이젠 로맨스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하나도 와닿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빡세게 공부만 했거나  화끈하게 논 기억도 없다.그저 대학—>취직이 정해진 코스인줄 알고 충실히 따랐고 전공도 취직이 잘 된다는 학과로 선택했다.하지만 적성따윈 무시한 전공수업이 귀에 들어올리가?ㅋ 땡땡이 치기를 밥먹듯이 했고 숙소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들여다봤다.신입생 환영회때 대학시절을 충실히 보내라는 졸업반 선배의 말을 흘려들은거다.차라리 나 좋아하는 책이라도 볼걸 ㅠ

하여 내 졸업장은 말 그대로 아무 영양가 없는 '간판'이 되였다.

그리고 졸업후 나의 20대의 특별한 기억이라면 좋아하는 작가의 사인회 한번,여행 한번이 다이다.나머지는 전부 취업 면접시험 아니면 일에 관한 기억들뿐이다.

늦은 밤 퇴근길에 빌딩숲 사이로 빠져나오는 인파들 속에 있으면 내 몸속에서 바람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상투적이거나 낯 간지러운  표현은 진짜 싫은데 달리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책에서 본 '우리는 모두 섬이다.'란 구절의 의미를 조금은 알것 같다.

직업은 오래전에 이미 그저 생존수단이 되였다.

내 인생만 이렇게 무미건조한건가?그래도 남들은 재밌게 사는것 같은데?자기 일에서 보람도 느끼고 이성에 대한 설레는 감정도 느끼면서….(솔로의 궁상으로 몰아가기 없기!)

이상 퇴근길에 늘어놓은 한 아줌마?의 넋두리였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소빈

작가를 응원해주세요

좋아요 좋아요
8
좋아요
오~ 오~
0
오~
토닥토닥 토닥토닥
0
토닥토닥

댓글 남기기

      1. 그렇군요, 저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똑같은 일상이 싫다고 했었는데, 운동을 시작한다던가, 안 읽던 책을 읽는다던가가, 무언가 하기 쉬운 작지만 새로운 일들을 조금씩 해보는것도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의 사이사이에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1. 저도 올해 마침 딱 서른이라 서른즈음에 노래를 워낙에도 좋아하지만 다시 들으니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무미건조함이 종종 느껴지는데 어찌보면 고민할거조차 딱히 없어 너무 잘 살고 있다는 징표인거 같기도 하더라구요^^ 재미 같이 만들어봐요~

글쓰기
작가님의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
1.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의 초고는 "원고 보관함"에 저장하세요. 2. 원고가 다 완성되면 "발행하기"로 발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