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닮은 사람을 보면 그 때 감정이 파고든다.
고향음식을 먹으면 그리운 사람들이 눈앞에 보인다.
이런 현상은 신기하게 비오는 날 자주 찾아온다.
뉴욕의 5월은 특히 밤비가 많은 달(月)이다.
저 비속을 뚫고 조금 더 자세하게 떠올리려 한다.
하지만, 뭔가 기억에 얇은 막을 두른 듯 또렷하지 않다.
우린 다 서로 그렇게 기억되고 또 잊혀진다.
밤비는 포근하다.
그리고, 몽롱하다.
내 피부에 닿을듯 말듯
지워지지도 선명히 떠오르지도 않는 悬念같다.
눈을 감고 빗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다시 사라진다.
중력은 잘 느껴지지 않고 나 자신은 저 물방울속
입자가 된 듯한 기분이다.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는 빈 박스를
혼자 목숨걸고 지키는 상상을 해본다.
덧없다..
아름다웠다, 아름답다, 아름다울 것이다.
감정을 파고든다니! 첫 구절부터 이미 촉촉한데요. 이보다 더 어울리는 표현이 또 어디에 있답니까! ㅎㅎㅎ
노랑글방이 촉촉하다니 뭔가 00후에 묻어가는 기분이 드는게 행복한 아침 출근길이네용 ^^
조용히 내리는 밤비를 조용히 보느라면 포근하고 몽롱한 옛날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아름다웠다. 아름답다. 아름다울것이다……
좋은 시였습니다.
봄날의 밤비는 자꾸 걷던 발걸음을 잡고 생각지 않던 일을 상기시키는 재주가 있네요 , 서리꽃님 아이디 이쁘십니다.
그 박스에 무엇이 담겨있었나요?
애초에 아무것도 없는것 아니겠죠..
담겨진 것은 5월의 밤비 인가요?
박스엔 뭐든 잇을수 있고 또 아무것도 없을수도 있습니다.
혹은 5월의 밤비처럼 한낱 빗방울같은 투명한 막 일수도 있죠.
그것이 뭐든 그건 아름답고 헛된 것이죠
우리 인생처럼 말이죠, 좀 닮지 않았나요
여니의 언어는 감성적으로 날카로운데가 있지
쎄쎄, 이성적으로 부드럽고 싶어요, 지나가는 구름처럼.
밤비, 한번 거리를 거닐면서 맞아보고 싶네요. 아…. 그리고 이젠 이런 짧은 글들이 대세이군요. 저도 한번 연구해 봐야겟슴다.
5월의 밤비 맞으면 누군가 포근히 감싸주는 느낌이 들수도 있습니다. 전 그래도 서부의 파란하늘과 바다, 초록 잔디, 흰 구름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