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돈 좀 모으자. 니 운동하는 돈부터 줄이고

남편은 운동하는건 지지하지만 운동에 돈을 쓰는건 반대다. 

= 어리석다. 계산이 잘못됐잖아. 지금 우리한테 중요한게 뭐야? 보험 제때 내고 월급 따박따박 벌어 들이는거. 이것만 잘해내면 운동에 쓸 돈도 문제가 안되지. 이게 끊기면 운동뿐만 아니라 일상생활도 유지하기 어렵다. 

– 그건 그렇지.

= 운동해야 상태가 유지돼요. 운동하는데 돈을 아끼다가, 깨를 주으려다 수박을 잃어요.

물론 돈이 들지 않는 운동을 하라는 뜻인줄 안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운동사를 돌이켜보면 그건 내가 지금 해낼수 있는게 아니다.

학비 내고 일정에 맞춰 운동하러 가서 유치원생이 선생님에게 칭찬 받는 기분에 들뜨다보면 어느새 근육이 생기고 체력이 오른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는 랑비가 아니다.

***

영어공부 시간을 갑자기 조정하다보니 우리 선생님의 시간을 예약하지 못하고 동료가 추천했던 다른 선생님한테서 수업을 받았다.

앗, 이 선생님은 시스템에서 권유하는 강의 PPT 내용을 그대로 가르치는 스타일이였다.

다음 수업때까지 PPT에서 권장하는 문구를 반복해서 사용하면서 익히라던 공부가이드가 생각났다.

갑자기 피곤해졌다. 

내가 영어공부를 쉽게 견지할수 있은건 우리 선생님이 홀가분한 분위기로 자유롭게 얘기를 이끌어갔기때문임을 깨달았다. 

얘기하는동안 긴장하고 버벅대면서도 매우 재미있었고, 그 재미났던 기억이 좋아서 동영상을 돌려보면서 대화내용을 받아썼고, 그러기를 반복하는 동안에 점차 두려움과 버벅댐이 눈에 뜨이게 줄어들었다.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듯 하지만 사실은 내게 알맞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

중요한건 시간의 벗이 되여 루틴을 만들고 조금씩 꾸준히 견지하는 것이였다. 이를 앙다물고 참고 견디는게 아니라 재미나게 쉽게쉽게 시간 가는줄 모르고 즐기다보니 어느새 멀리 와 있는 것이였다.

어쩌면 이물질과 변화를 거부하는 내 뇌를 속여서 쉽고 재미나는 무언가를 즐기도록 주의력을 이전시키는 눈속임을 하고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의 작디작은 변화를 잽싸게 집어넣는 마술을 지속적으로 자주 부린것이다. 

알람 없이 잠을 깨는것이 3년째 거의 유일한 새해 목표다. 매일 그럴순 없지만 그런 날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 이 또한 마술의 일환인듯 하다. 잠을 잘 자서 정력이 넘치는 날이 많으면 어떤 경이로운 마술이 펼쳐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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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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