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인간은 행위하는 순간 에너지를 소모한다.

섭취와 잠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한다.

그렇게 인간은 재활용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한 일종의 인간 배터리다.

여기서 한동안 생각이 막혀 있었다. 조물주는 인간 배터리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가?

'동물'과 다른건 인간은 훨씬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지만 늘 종말의 두려움과 싸워야 한다. 개인의 죽음이든, 인류의 종말이든.

아마도 조물주는 인간이 너무 영특하여 언젠가 영속을 이룰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우리에게 일정한 수명과 제한된 의식을 탑재하여 자율적인 통제 시스템을 심어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돌아와 이런 인간 배터리는 조물주의 궁극적인 목적에 이루기 위한 하나의 발전 단계(헤겔)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은 이미 인간의 탄생과 종말을 기정 사실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인간은 은연중에 이러한 결말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끝끝내 받아 들이지 못하고 '가능성'에 믿음을 싣는다.

멀리는 화성에 가겠다는 일론 머스크, 가까이는 고된 일상에도 더 나은 삶을 이루고자 애쓰는 우리 자신들.

이 하찮은 발버둥질이 되려 인간이 종말에 대한 가장 위대한 불복이자 거룩한 의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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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ean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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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나의 고전적인 해석에 따르면: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조물주를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기뻐하는 것”, 이라고 합니다. /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태어나서 죽어야 한다는게 가장 큰 모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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