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때 피할 수 없는 대화의 흐름이라는 게 있다.
최근 10년 대도시에 살든 농촌 살든 중국에 있다면 너무 익숙해진 그 대화는 바로:
“那我们加微信吧?”
“好的,我扫你。”
이 얘기를 건네는 사람은 지인의 지인일 수도 있고, 처음 대면하게 된 동료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전혀 안목이 없는 배달음식점 점원이나 인터넷 쇼핑몰, 혹은 택배아저씨일 수도 있다. 왜? 배달이나 택배에 이러저러한 문제가 생겨 단순히 통화 몇마디로는 해결이 안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순간, SNS 문자메시지가 아니라 자연스레 위챗 추가로 생각이 흘러가게 된다.
이상하면서도 자연스럽다.
나는 이 트렌드에 공감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거스를 수도 없으니 암묵적으로 따르는 편이다. 하지만 웬만해서는 주동적으로 누구 위챗을 추가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게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고 실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그런데 오늘, 생각지도 못한 분과 위챗을 서로 추가하게 되었다.
지난 주 병원에 들렸던 김에 안과까지 예약했는데 건강할 줄 알았던 내 눈에 꽤 엄중한 병이 있다고 의사선생님이 알렸다. 분명히 시력은 정상인데 角膜炎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냥 안구건조증 비스무레한 염증이라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정말 심각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아직은 시력이라도 멀쩡해서 다행이다.
의사선생님이 처방해 준 눈약을 잘 사용하고 일주일 뒤 아침 재검진을 받기로 했다.
그게 바로 오늘 아침, 재검진 받으러 갔다가 1000원짜리 눈 안에 뭘 찔러 넣는 무시무시한 치료도 받고. 신선한 체험을 한 뒤 더 많은 약을 받았다. 약 디테일을 토론할 때 생각지도 못하게 의사선생님이 갑자기 위챗을 추가하라는 것이었다, 혹시 헛갈릴 수도 있거나 비용 报销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아니, 나야 너무 고맙지만, 三甲医院 의사선생님이 환자 위챗을 추가한다고? 왜?
내 눈병이 너무 심각해서 집중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생각되어 추가하라는 건지, 의사라는 직업 특성 상 인맥 넓이기가 거의 불가능해서 이렇게 사회적으로 약간이나마 친분을 쌓으려는 건지, 아니면 중국 위챗 everywhere 특징 상 웬만한 환자들과 다 이렇게 소통하는지 (하지만 의사가 이렇게 한가할 수는 없는데 말이다).
뻔한 추측 하나가 빠진 것 같다고?
나는 30대 여자, 이 의사선생님이랑 성별도 같고 나이도 비슷해 보인다.
아무튼 나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기분 좋게 위챗을 추가하고 병원 문을 나섰다. 그리고 집에 와서 조심스럽게 문자를 보내 잘 모르는 부분을 확인했다, 시간낭비가 되지 않게 최대한 심플하게 문자 하나 그리고 사진 한 장으로.
우리나무 여러분들은 낯선 사람과 위챗을 추가하는 상황이 보편화가 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