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또 잃어버렸어요. 지난해는 가을을 잃어버렸는데 올해는 봄을 잃어버렸어요…
3월4일 다시 인천행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왔었죠. 이번엔 장기 출장이라 캐리어도 두개 큰걸로 가지고 왔어요. 이번에도 바쁜탓으로 출국 전날 짐 정리를 했고 그날밤 잠을 아예 못잤어요. 그리고 남경에서 출발해야 했기에 새벽 항저우에서 떠났어야 했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 도착했고 버스 기다릴 힘이 없어 택시로 이동했어요.
이번에 머물 호텔은 정말 좋았어요. 침대도 포근하고 욕조도 있고 옥상에 테라스가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평소와 같이 사장님과 인사나누고 그날 갑자기 부르시더라구요.
"고객님, 별건 아니지만 이거 드리려고요. 다음 외출 때 커피사드세요."
그날 유독 일도 많고 힘들고 기분이 별로 안 좋았는데 뜻밖에 선물에 방에 들어오자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어요.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서 위로를 받았어요.
장기 투숙하면서 사장님이랑 친해지고 가끔 수다도 하고 그랬답니다. 그리고 날이 점점 풀리면서 따뜻해지다 못해 더웠어요. 사무실로 가는 길에 벚꽃 나무들도 새싹이 트고 꽃을 피우고 있었어요. 얼른 벚꽃 축제가 언제 열리는지 검색했죠. 어디에 언제 얼마동안 열리는지 보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헸어요. 무조건 꽃구경을 하리라!!!
그렇게 꽃들이 만개할 날짜가 가까워지고 저도 짧은 여행을 준비해었어요. 주말밖에 시간이 없으니 금요일 퇴근하고 바로 갈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었지만 결국 계획은 트러지고 말았어요ㅠㅠ그래도 다음 기회를 노려보고 다시 계획을 세웠죠. 이번엔 반드시 가리라!!!
하늘도 무심하지… 비가 왔네요. 그것도 밤새… 서울에 있는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어요. 꽃들이 제발 버텨주기길… 친구가 그러더군요. "없어. 꽃은 무슨, 와 밥이나 먹자."
밤새 내린 비에 축 처져있는 꽃들을 보니 봄은 다 갔나봐요… 꽃구경이라곤 고객 회사 방문 했을때 본것 밖에 없네요…
봄을 잃고 여름이 대기하고 있네요. 여름은 정말 싫지만 그래도 지난해 잃어버렸던 가을을 되찾으려면 이번해 여름은 잘 맞이해 줄거 같아요>.<
24시간이 모자르다고 느껴질 만큼 바빴고 그러다보니 짜증도 너무 많이 나고 일 자체가 싫어지기 시작했어요. 매일 아침 눈 떳을때 드는 생각은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또 누가 전화를 올까…또 야근을 해야 할까…' 부정적으로 계속 생각하다보니 하루하루가 참 재미가 없었어요. 밥먹을 시간도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울 만큼 일만 해었죠. 그러다보니 폭식을 하게 되고 불면증이 오고 몸에 이상신호가 왔어요. 문득 정신을 차렸죠. 이런 상태로 일하게 되면 얼마못가서 그만 둘거같아 스스로 다잡고 일의 중요도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정리를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결국 다 해결될수 있는데 그땐 왜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했는지 참…
점점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벚꽃축제에 가지는 못했지만 바로 뒤돌아보면 아기자기한 꽃들이 피고 있었고 어쩌면 이게 더 예쁠수 있는데… 그러고 보니 작년 가을에도 이런일이 있었네요…
벌써 5월 말이네요. 반팔을 입고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에어컨 빵빵한 카페만 찾아다닙다. 지금은 바쁘게 지내되 시원하고 예쁜걸 찾는 재미를 느낍니다.
내일도 더울 예정이니 얼음 가득가득 넣은 커피를 마셔야 될거같네요:)
이번 가을은 잘 챙깁시다 ㅎㅎ
겨울두요 ㅋㅋ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