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몸살로 인한 불면증
변덕스러웟던 봄날씨 탓인지 술퍼먹고 면역력이 내려갓던 모양인지 사나흘전부터는 그동안은 감기를 부처님 손바닥안 잰내비처럼 웁뿌게 알고 지내왓던 내가 오랜만에 감기몸살땜에 삭신이 쑤셔나면서 풀쩍풀쩍 콜록콜록 삐걱삐걱하다가 잠 좀 청할려고 잠자리에 누워 간질간질해나는 눈을 겨우 붙엿더니만 글쎄…
눈을 깜는 순간…
저기 저 밤하늘에 찌뿌둥하게 걸려잇어야 할 방정맞은 쪼각달이 오늘밤 따라 누가 곱다고 하는것처럼 자꾸 내 마음속에 파고들어와서 칭얼칭얼거리며 찝찝하게 걸려든다.
허참…이건 또 뭔 도깨비가 저주내린 개수작이람?
음…간대르사…
아무런 준비도 없이 바야흐로 마흔불혹이란 갈피를 번져넘겨야 되는 내가 느꼇던 무자비한 세월에 대한 배신감?
삼십여년을 하루같이 똥고집 하나만으로 안일하게 살아오려고 작정햇던 궁리없엇던 나자신에 대한 자책감?
앞으로 가족 친구들을 포함한 주변사람들한테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척 쓸데없이 태연자약한척 그렇게 척하며 살아가야 할 불투명한 내 앞날들에 대한 불확신감?
음…
아무래도 두루두루 아직은 내가 중년위기란걸 인정하기가 참 쑥스러워서 스스로 갖다가 붙여놓고 싶엇던 그럴싸한 핑겟거리에 지나지 않은거 같고…
암튼 !
감기의 몸살로 쑤셔오는 뼛마디마디의 틈새로 이런저런 똥궁리들이 소독수처럼 아리게 파고들엇고 게다가 또 과거에 자신이 저질럿던 후회되는 일들이 함께 뒤죽박죽 부풀러 한없는 죄책감으로 밀물처럼 몰려와 내 양심의 천리방뚝을 철썩철썩 후려치고 잇엇다.
튼튼햇던 내 몸에 면역력이 내려가며는 감기라는 도깨비가 불쑥불쑥 찾아들어 몸살이란 방망이로 나를 퍽퍽 후려팻듯이 해맑앗던 내 맘에도 똥궁리란 먹장구름이 갑자기 몰려오면은 불면증이란 어두컴컴한 소낙비로 변하여 억수로 무너지는구나!
휴~ 그러타고 하여…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오를 구멍이 잇다고 철저하게 믿는 나로서는 절대로 가만이 손놓고 허망 당하고만 잇을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
우리말 속담에 술은 술로 치고 감기는 알콜로 쳐라고 하지 않앗던가 !
기왕 감기몸살과 불면증으로 잠못 이루는 불타는 밤이 예상된바 하고는 오늘밤엔 눈꼽을 비벼뜯는 한이 잇더라도 감기랑 불면증이랑을 맥주랑 명태꼬랑댕이랑으로 쳐 냇떨어 던져야 될거 같다.(ㅋㅋ 역시 나는 이런 술과 연관된 방면에서만큼은 천재인거 같기도 하고)
암튼…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어찌하엿던 지간에 내일아침 정상출근에만 지장을 안준다며는 나같은 툭 털면 먼지뿐인 노가다판의 이름모를 잡(杂)나그네로서는 그야말로 만사대길이 아니란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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