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쓴 시

써보고 싶엇던 시가 잇어서 거기에 관해 며칠동안 아둥바둥 고민을 하다가 명상의 침대에 드러누워 그만 훌 쪽잠이 들어버렷다.. 

잠결에서아부라 정신을 번쩍 차리고 말똥말똥한 눈으로 그 고민중의 시 한편을 알뜰하게 편집하엿으니 작가도 아닌것이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 

이런 열정이면 뭔일인들 못해내겟는가…

꿈속에서는 아마 중력이 사라져서 그런지 아니면 아무런 부담감이 없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겟으나 영감이 그토록 빨리 떠올랏고 짧은 시간내에 아주 그럴듯하게 보기드문 훌륭한 시한편이 뚝딱 편집되엿다.. 

 

그러고는 자신에 대해 아주 대견하게 생각하엿다. 그렇게 한참동안 자아흡족을 하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엇다..

지금 이 상황이 혹시 꿈은 아닌지 큰 의혹이 생기기 시작햇다. 큰 물음표를 꺽어버릴려고 저절로 허벅지를 아프게 꼬집어 보앗지만 하나도 아프지가 않앗다..아무리 꼬집어도 아프지 않다. 이건 분명 꿈이다.. 그래 아쉽겟지만 분명 꿈이엿다.. 

설령 꿈이라고 한들 또 어쩔텐가.. 나의 강대한 기억력을 어디한번 믿어보자..그까이꺼 몇줄 안되는걸 내가 완벽하게 소화해서 외워놓으면 만사대길 아닌가.. 이럴때에나 오래전부터 갈고닦은 기억력을 써먹어봐야지 또 언제 써먹어 보겟는가.. 

역시 나는 어릴적부터 기억력이 비상햇다…한번만 읽어보고 다 외워버렷으니.. 

글자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궁서체로 햇고 글자크기와 굵기도 보기좋게 햇고 가운데 정열보다는 내가 선호하는 왼쪽정열을 하엿다.. 

편집해놓은 Word문서 파일이름은 시의 제목으로 하고 바로 옆에 도장이라도 찍듯 필명까지 덧붙여 입력햇다.. 

혹시라도 재수없게 컴퓨터 전원이 끊겨버려 허무하게 퍼즐들이 날라갈가봐 걱정되여 기억의 usb를 꺼내들고 거기에 부랴부랴 다시 한벌 저장햇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충격을 받고 기억의 유리창이 짤랑 깨질가봐 두눈을 한꺼번에 벌떡 뜨지 않고 살금살금 눈을 하나하나씩 떠보앗다.. 

 

그렇게 나는 웃음집을 덜렁거리며 흐뭇하게 눈을 뜨고 일어낫다.. 

기억속에 희미하게 적혀있는 꿈속에서 쓴 시를 어디한번 조심스레 읽어보앗다.. 

쨍그랑! 기대가 깨지는 소리… 

아까까지만 해도 흔들흔들거렷던 웃음집이 팍 터졋고 그속으로부터 헛웃음이 왈칵 쏟아져나온다… 

허참..이건 뭐지..내가 쓴 시가 맞나..그럴듯하긴 개뿔…보기 드물기는 개뿔.. 보기드물게 드럽네.. 시가 와늘 엉망진창이다..휴.. 눈이 감겨서 더 못보겟다..하나도 어디갖다 쓸모없는 이 시는 어디갖다 활 버릴까..

오늘은 내가 개잡은 포수구나 ! 

그 일이 잇은 뒤로 두가지를 깨달앗다. 

1. 꿈이 크면 실망도 크다. 

2. 꿈은 믿을바가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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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朴文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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