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지나간 자리에
익숙한 냄새를 찾으려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산을 넘어 흘러온 노랫결에 마음을 기울이고,
바다 너머에서 불어온 바람 속에서 어머니의 흔적을 더듬는다.
고개를 드니,
가을비에 젖어 흩어지는 낙엽 사이로
희미한 홀씨들이 바람에 실려 춤춘다.
여름의 그림자를 놓친
함박눈처럼 하얀 홀씨들은
저고리 고름처럼 나부끼며
떠도는 노마드들의 눈물처럼
바람결에 천천히 내려앉는다.
그것은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며,
떠나간 이의 마음이고,
기다리는 이들의 그리움이다.
사계절은 눈가의 주름을 스치듯 흘러가고,
붙잡으려 내민 손끝에는
청춘의 흔적처럼 굳은살이 내려앉았다.
그 모습을 보고 흠칫 놀라며,
어느새 머리 위로 자라난 흰빛 사이로
손을 조용히 감춘다.
민들레 홀씨가 떠난 자리에
그림자는 길어지고,
텅 빈 거리에서는
타지의 노마드들이 하늘을 우러러본다.
어느덧 찾아온 깊은 밤,
달빛아래 홀씨들은
별이 되어 반짝이고,
그 빛나는 별들은
또 다른 나의 바람이 된다.

별따라 바람따라 흩날리는 홀씨
자유를 즐기면서, 또 정착도 원하지요.
잘 읽고 갑니다.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자유와 꿈을 쫓는 우리는 모두 노마드이자 홀씨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