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와 함께 널어놓은 올망졸망한 빨래들을 바라보며창밖으로 들어오는 산들바람을 느끼니 기분이 참 좋아진다.
차곡차곡…하는 일에 최선과 열성을 다해야 되는 이유는 그 열정을 다하는 순간에 자그마한 일이 주는 찬연한 기쁨을 누릴수 있기 때문이다.아이들이 손으로 양말과 작은 옷들을 싹싹 비벼씻는 모습을 보면서 굳이 칭찬을 하지 않았다.아이가 머리와 허리를 굽혀 약간의 절주가 들어간 손놀림에서 나는 이미 그들이 느끼고 있는 작은 즐거움을 보았기 때문이다.
다망한 일상중에서는 이런 순간이 사실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말갛게 씻겨진 옷들을 보면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레빈이 농부들과 잡초베기를 하면서 느낀 몰입의 순간이 생각났다.
레빈은 오랫동안 베어나감에 따라 더욱더 무아지경의 순간을 느끼게 되였다.
그런때에는 이미 손이 낫을 휘두르는것이 아니라
낫 그 자체가 자기 배후에서 끊임없이 자기를 의식하고 있는
생명으로 가득 찬 육체를 움직이고 있기라도 하듯이…
레빈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했다.
만일 누군가 그에게 몇시간 동안이나 베었냐고 물었다면
그는 30분쯤이라고 대답했을것이다.
-안나 카레니나 중-
있는 그대로 보고 그대로 느끼는것을 나는 진정한 만남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것이 어떤 사람이 되였던 어떤 일이 되였든 어떤 사물이 되였던…
그것이 주는 기쁨은 천국에 가장 가까운 즐거움이리라…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만으로 내 홈스쿨링의 일상이 채워졌으면 좋으련만…
감수성이 유난히 풍부해서일까,어미 된 여인들이 겪는 보편적인 어려움일가, 내가 아이와 남편과 함께 하는 일상은 흉악한 정서의 가시겸불을 걷는 모습일때도 참 많다.
겉으로는 그렇게 유순해 보이는 내가 버럭버럭 큰 소리를 지르면서 아이들한테 이것저것 강요하는 모습에는 그 상황을 처리할줄 모르는 무능함이 있다는것을 최근에 깨달았다.약간의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응과 이성과 이성이 만나는 대화가 이루어질때도 많지 않았다. 특히 다망한 중에 에너지가 많이 딸린다 싶을때면 짜증지수가 높아지면서 큰소리 하나로 해결을 하려고 한다. 그러다 해결이 안되면,피해자 모드 또는 비판자 모드로 혹은 세상 모든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구세주의 모드로 얼마나 자기연민 자기감동 또는 자책을 많이 하는지 모른다.우리 온 집식구가 이 세가지 모드를 엇갈아 전환하는 와중에 어쩌다 성경묵상과 기도를 많이 한 날에는 그 가뭄에 콩 나듯한 빌더(builder,建造者)의 모드가 나오고,정말 감사하게도 그 모드에서 서로 희망을 보면서 그래도 지금의 모든것들은 해볼만하구나 하다는 생각이 든다는것…
피해자, 구원자, 비평자, 그리고 빌더…
이 네가지 모드는 홈스쿨링을 잘해보려고, 나의 무지함을 밝혀주고, 에너지 충전을 위해 줌으로 듣는 강의에서 나온 이론이다. 아이들에게 성품 훈련을 어떻게 시킬지 가르쳐주는 이 강의에는 아이들을 잘 키워보려고 애를 쓰는 한족 아주머니들로 이루어졌다.심리학 서적에도 많이 나온 내용이지만 실천에서 하도 잘 안되어서 나는 정말 천번만번을 귀에 못박히게 들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매 순간마다 나한테 귀띰한다.
빌더-세워주는 자
연약한 자를 세워주는 자
그 소중한 가치관을 세우는 자
그러니까 이렇게 내가 알고 있고
열성껏 동의하고 있고
구호도 외치고 있는 이 내용이
현실속에서 실현되는것, 나와 내 가족사이에 이루어지는것이 어찌하여 이리 멀고 어려운일이란 말인가?

오, 배우면서 가르치시네요. 👍
네^^ 안 배우면 안되겠더라구요 ㅋㅋ
중국에서는 홈스쿨링하면 주기적으로 다른 홈그 쿨링하는 애들이랑 만나서 함께 수업도 하는지요? 아니면 다른 비슷한 나이대 친구들이랑 만나서 社交하는 시간이 있는지요
홈스쿨링 그룹이 몇군데 있긴 해요.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인간과 관계를 맺어가는것에 있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아직도 찾는 중에 있어요~~ 비슷한 나이대 친구들이랑 만나서 노는 시간은 교회 주일학교 친구들과 동네 친구들이 전부이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