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문자로 예술을 가둬둘 순 없다.
예술의 통역이라고 불릴 수 있는 비평 마저 예술 작품에 의해 촉발된 창의적 해석에 불과하다. 이러한 해석이 제아무리 독창적이고 사변적일지라도 예술 그 자체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내가 행하고자 했던 그 야심찬 “연접”의 시도는 결국 “예술의 번역” 이라는 명의로 비평의 지위를 확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술 만이 가능한 그 대체불가한 직관의 영역을 다시금 확인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문자에 가까워질수록 종잡을 수 없이 날뛰던 참신한 사유와 이들의 연동으로 파생된 상상력의 스파크가 그 “정립”이라는 거대한 괴물에 삼키는 과정을 몸소 겪어보고 나서야, 내가 나를 연옥 속으로 빠뜨리게 만든 주범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이 위험한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나 자신한테 인정 받을 수 있는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사실도 그러했다.
예술을 쫓는자가 자신의 덫에 걸러 허덕이지 않고서야 어떻게 자신을 예술의 추종자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따라서 감각된 모든 현상계의 재료들은 나의 몸속으로 흡수되어 응축된 “행위”로 발설한다.
그것은 비밀스럽지만 자명하고, 다소 익숙하지만 해괴망측한 몸짓들로 당신을 초대한다.
당신도 들리지요?
내 마음의 장단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