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가둬두기 위한 사랑 

이웃이 아이를 칭찬할 때 

이웃 앞에서는 우리 아이 장하다고 맞장구를 치다가

얼굴을 돌리자마자

이런 칭찬은 진심이 아니라고 반대로 해석하는 엄마

가면을 썼다

아이가 커서 결혼하려 하니

대기업도 아니고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위감이 마음에 안든다고

단독주택도 아니고 지하철과 멀리 떨어진

살림집도 마음에 안든다고 

니가 불쌍하다고

엄마는 아이를 비난하고 불쌍하게 여긴다

그래야 아이가 자신감이 없고 날개를 굳히지 못해 

엄마에게 의지하니까

엄마는 아이가 독립하여

멀어지는게 두려운 것이다

엄마도 자신감이 없으니, 

여린 아이 말고

삶의 의미를 부여할만한,

자신 있게 통제할만한 것이 없으니

엄마도 그렇게 자라왔으니…

이런 엄마 손에 자란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엄마처럼 자신을 대하는 사람과 결혼한다

보육기구 전문가 앞에서 

우리 색시는 아이를 학대할리 없다고 

나는 색시를 믿는다고 하다가

얼굴을 돌리면 

사실대로 말하라고

왜 보육기구 전문가가 찾아오냐고

대체 아이한테 무슨 짓을 했냐고 따진다

탈을 쓰고 산다

신랑은 색시에게 늘 무리하지 말라고 한다

집일, 육아에 사회생활까지 하는건 힘드니 

무리하지마

하지만 그 말의 숨은 의미는

너는 잘해내기 어려우니 

그냥 집에 있으라는거다

왜 

색시가 본인이 모르는 환경에서

본인이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본인의 통제를 벗어난 생각을 하는게

두려운거다

여린 색시말고

자신있게 통제할만한게 없으니

가장 가까운 사람들한테 인정받지 못하고 

자신감 잃은채 우왕좌왕 하고 있으니

세살짜리 딸한테도 당당하지 못하다

최선을 다해 키우고 있음에도

늘 자신이 부족해보이고

잘못하는게 많아보인다

늘 웃어줬으면 좋겠는데

울고불고

늘 건강했으면 좋겠는데 

놀다가 다치고

딸이 울면

신랑은 색시를 나무라고

딸이 다리에 멍들어오면

신랑은 색시가 학대한게 아니냐 하니

점점 두렵고

점점 자신이 없다

(여기서 잠간, 

갓난 아이가 밤낮 울어댈때

아이 아빠는 다른 방에 도망가고

할머니는 그러는 아들을 두둔하고

할아버지는 왜 애를 울리냐고 호통만 치지 않던가)

목소리를 내보았으나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대물림이고 악순환이다

그런데

당사자들은 의식하지 못한다 

여자가 각성할때까지

각성?

각성한 듯 보이는 여판사가 나온다

결혼 전에 가사와 육아는 분담하기로 분명히 약속했다 

남편이 나도 집일을 잘 돕고 있지 않냐고 하면 

돕는게 아니라 분담라는거라 못 박는다 

저녁에 부랴부랴 퇴근했는데

니가 늦게 와서 도시락 사먹었다고 남편이 억울해하면

아니, 도시락을 먹으면서 왜 내껀 안샀냐고

당당하게 따진다

그런 여자도

아이가 열이 나고 남편이 투정 부리고

승진으로 타지 법원에 발령이 나자

일을 그만둘 생각을 한다

제길할~

사랑의 이름을 빌려

감싸는 척 하면서

여자의 날개를 꺾는다

날개가 꺾인 엄마는

사랑의 이름으로

아이의 날개를 꺾는다

대물림을 끊으려면

내 날개부터 굳혀야 한다

남편보다 아이보다 부모보다

나 자신이 우선이다 

누가 기대하는 모습이 아닌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되라

(여기서 잠간,

아이에게 기대를 하면

당분간 아이는 힘을 낸다,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으니,

칭찬 받고 싶으니.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하다

내적동기가 결여된 아이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모른채 

부모, 동학, 선생님, 동료, 상사, 배우자 등등 

다른 사람이 원하는 바에 더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비위에 맞추고 지배를 받으며

우왕좌왕 살 수 있다)

당당하라

너는 완벽할수 없다 

너는 수천만번 흔들릴 것이며 

남편은 반찬 투정을 할 것이며

아이는 울고불고 아프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각자 날개를 굳혀

각자 행복한 사람이 돼서

짐을 나눠 짊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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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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