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화창한 날씨에 기분까지 덩달아 좋아지는 아침이다. 

  핸드폰을 들고 풍경을 담으면서 이 햇살의 따스함까지 담아내고 싶다는 욕심까지 든다. 

  초여름의 아침, 햇살을 머금은 식물들이 부풀어오르는 기운을 내뿜는 듯 하다. 

  식물들의 왕성한 생명력을 느껴진 건지 걸어가는 나의 발걸음도 그 리듬에 따라 흥겨워진다. 

  한 순간, 발 아래 잔디와 주변을 가득 채운 나무들과 교감하는 듯한 착각까지 든다.   

  월요일 아침마다 캠퍼스 안에서 걷는 길은 대체로 비슷하다. 

  초봄에서 초여름으로 바뀌면서 줄지어선 오동나무 가지에 귀여운 이파리들이 가득 달려있다. 

  한여름이 되면 아이의 얼굴을 가릴 정도로 커다란 오동나무 잎인데 지금은 아이의 손처럼 앙증맞다. 

  오늘 아침의 이 기분을 사진과 함께 기록해 둬야겠다는 충동을 느낀다. 

  햇살까지 담아둘 수는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글과 사진으로나마 남겨두고 싶다. 

  비오고 흐린 날의 우울한 기분을 물리쳐 줄 비상약을 챙겨두는 듯한 느낌도 든다. 

  나 자신의 느낌을 조금더 잘 읽어내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미묘하게 다른 색상의 다양한 감정의 선들을 잘 구분하고 잘 엮어서 나 만의 무지개를 만들고 싶다.   

  

이 글을 공유하기:

gookaa

글쓰는 사람, 책 읽는 사람, 공유와 공부로 힐링하는 사람.

작가를 응원해주세요

좋아요 좋아요
5
좋아요
오~ 오~
0
오~
토닥토닥 토닥토닥
0
토닥토닥

댓글 남기기

글쓰기
작가님의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
1.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의 초고는 "원고 보관함"에 저장하세요. 2. 원고가 다 완성되면 "발행하기"로 발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