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고찰에서는 국가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가’ 라는 단어는 그 실체가 매우 추상적인 것이며 굳이 실제 형상으로 떠올린다면 국가와 정부를 상징한 아이콘이나 지도에서 긋는 국경선의 형태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는 국가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때론 국가의 속성들을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하려고 한다. 이것은 국가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순종일 뿐만 아니라 자신을 하나의 집단, 공동체에 종속 시키려고 하는 욕구이기도 하며 그렇기에 국가와 자신의 운명을 결부시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이러한 종속의 욕구가 나타나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이 자신의 이익, 권력에 대한 본능적 추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기반으로 이루어진 사회는 개개인의 다수 욕구들을 충족 시킬 수 있는 하나의 장으로 간주되며 그 안에서 수 많은 공동체들이 자신의 생산 가치를 상호 교환하는 방식으로 서로에게 다양한 욕구들을 만족 시킨다. 우리가 인간의 욕구를 버리지 못하는 한, 공동체에 대한 의존에서도 벗어 나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 국가를 그토록 중요시 여기는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된다. 욕구들이 많을수록 생산과 교환의 방식은 다양해지는 것이며 판도라 상자처럼 무한한 욕구가 열어지는 순간 화려함(풍족함)을 향수 하게 되는 동시에 수많은 재앙들도 연달아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욕구는 욕심으로 전이하며 소유의 풍족을 지향한다. 소유의 인식이 보급 되면서 인간은 이익과 권력에 대한 갈망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문제는 여기서 제기된다. 욕구들로 인해 이익과 권력에 대한 갈망이 생겨나면서 인간은 어떻게 인간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 할 수가 있는 지를 묻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은 국가와 같은 공통체 속에서 자신의 대부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했다. 즉, 인간의 정체성은 국가 이익과도 결부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간과 국가 사이에 내재하는 관계와 연결고리들은 그들이 공동으로 인정 할 만한 약속들을 구성해 냄으로 이상적인 국가-인민의 관계를 이루어 낸다.         

한 나라가 어느 만큼이나 그 공동체에 속한 인민의 의지를 대변할 수가 있는 지는 그 나라가 어느 정도의 약속들을 본 국민들과 함께 수용하고 있는지에 달렸다. 인민은 국가라는 공동체 안에서 각기 다른 생각을 갖게 되는 반면 국가의 목소리는 정부라는 하나의 입으로 만 그의 입장을 선포 하게 된다. 그렇기에 국가는 전 적으로 국민의 의지를 대변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국가의 목소리가 인민의 다수 의지를 뜻하지 못했을 때 다수 인민의 이익이 훼손 당하기 마련이고 그러면서 국가 의지와 국민 의지가 분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혁명의 도화선이다. 그렇다면 인간으로서의 인민의 정체성은 계속 국가 의지와 일치 해야 하는 것일까? 

여기서 제기 된 의문이 바로 국가는 누구 이고 공동체는 무엇이고 민족은 어떤 것인가 이다. 국가는 그 누군가가 아니기에 개개인을 대변 할 수가 없다. 국가의 대변인은 정부이고 정부의 판단은 모든 사람의 뜻과 일치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공동체는 국가와 분리 할 수도 통합될 수도 있는 이념들을 공유하고 있다. 민족에서는 그러한 관계들이 혈통과 결부하게 되며, 심리적, 관습적 혹은 무의식 적으로 작용하는 것이기에 더욱 더 구체적인 단체의 모습을 보여줄 수가 있다. 따라서 민족(부족)이라고 정의된 단체들은 국가와 공동체라는 개념들보다 더욱 뚜렷하고 선명한 실체로 간주되어 접근할 수가 있다. 하지만 민족이라는 개념은 그것의 주체가 외부에 있기에(사람의 의식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유전, 관습에 더욱 의존하기에), 국가와 공통체와는 분리시켜서 봐야 한다. 나라와 민족은 같은 시공간에 합쳐질 수는 있지만 절 때 일체화 시키지는 못하는 것이다. 예로, 유대인들이 세상 각 나라에서 흩어져 있는 것처럼 한(조선)민족 사람들은 남, 북 양국으로 나뉘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수많은 국가 속에서도 적지 않은 수의 공동체를 이루어 그들이 소속된 나라의 일부로 사회적 기능을 행하고 있다. 그럼으로 한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려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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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ean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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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려운 개념을 잘 분석하고 설명하였네요. 그럼에도 사람마다 각자 생각하는 정체성이 조금씩 다르고 통일할수가 없으니… 정답이 없고 계속 어려운거 같아요. ㅋㅋ 글에서 언급했듯이 “인간이 자신의 이익, 권력에 대한 본능적 추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 인간이 처한 환경과 타이밍에 따라 이익도 변할수 있고 권력에 대한 욕구도 변할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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