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약간의 '여유'와 업무의 끊임없는 '핍박'으로 인하여 중국에 광속으로 다녀간다. 4년 만인가. 두근두근 마음이 2킬로가 되는 기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어떻게 변했을까. 체감되는 변화는 역으로 그동안 내가 얼만큼 변해있는 지를 일부 말해주기도 할 것이다. 

착륙 전 부감도

3박 동안 대부분은 고정된 장소 내에서 일정을 소화했기에 별로 밖에 나다니지 못했다. 그럼에도 다가오는 느낌들을 나열해 보자. 

1. 물가 상승

일단 지갑에서 돈이 나가니까. 식비, 택시비, 특산물 가격 요 몇 종류 만으로도 음… 오르긴 올랐구나 하는 기분. 하긴 한국 일본 안 오르는 데가 없으니. 

한 그릇에 45원

2. 현금은 종이 쪼가리

무얼 하나 어플을 쓰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 택시, 배달은 당연지사고 지하철 표를 사도, 회비를 내도, 편의점에 가도 뭘 해도. 현금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아니, 쓰지 못했다. 

3. 모바일 인터넷과 데이터 천지

직관적으로, 비행기를 내리니 핸드폰 맨 윗단의 글자들이 바뀐다. 통신사가 '중국이동'으로, 데이터 란은 4G에서 5G로. 

그리고 어떤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하든지 개인정보의 많을 걸 요구 동의를 구하는 팝업부터 뜬다. 택시에서 조용히 있으려고 뒷좌석에 탔더니 바로 머리 맡에 카메라 렌즈가 뙇 하고 있어서 놀랬다. 모든 영수증도 대부분 전자화 되어 있어 종이 구경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속도로 요금 영수증도, 학회 회비 영수증 까지도 모두 전자 버전. 

공항에서 출입국 검사와 통관 증명도 모두 기기에서 무인 전산화가 가능했고, 얼굴 사진과 지문 채취는 오브콜스. 콜택시 어플도 카메라 켜고 녹화하는 기능이 있는 것 같았다. 길거리에도 CCTV 사각지대가 없는 듯. 

4. 자동으로 디지털 디톡스

데이터와 정보 천국인 듯 하면서도, 엄청 불편하다는 현실. 핸드폰 브라우저에 언제든 키워드를 입력해서 검색하는 습관이 있는데, 구글이 차단되어 그 검색이 안된다. 바이두를 입력해서 포털 검색을 해야 되는데… 검색결과가… 한글이나 일본어 키워드는 아예 쓸만한 내용이 없는 경우가 많고… 네이버나 야후도 다 막혀 있고. 

당연히 너튭도 막혀 있어서 의도치 않게 구글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게 됨. 그렇다고 유큐나 빌리빌리로 보려고 하니 보고 싶은 많은 컨텐츠들은 유료로 되어 있어서 그냥 안 보고 맘. 생각지 않게 디지털 디톡스의 삶을 경험하게 됨. 많은 시간이 생김을 발견. 나름 좋네 ㅎㅎ

5. 붉디붉은 빨강

물리적인 생활 공간에서 붉은 색들과 자주 마주하게 된다. 워낙에 중국은 붉은 색을 상서롭게 여기는 전통이 있지만 요즘은 강국 대국의 시대정신의 구현으로 더 붉음. 건물 전체에 설치한 LED등을 통한 화면에도, 공항 천정에도, 길가의 광고판에도. 

아, 그러고 보니 중국에 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영화 '战狼'을 단체 관람하게 되었다. 

제일 체감적인 것은 학회에 참가한 발표자들의 PPT 바탕색에도 빨강이 많이 사용되었다는 것. 그리고 발표 내용. 내가 참석한 분과 회의에서 심사자 선생님이 2명이고 발표자가 6명이었다. 발표 중에 머리도 끄덕였고 핸드폰 카메라로 프로젝터의 자료도 찍었고 코멘트 시에는 '상당히 괜찮은 발표'라고 했다. 그리고 우수발표는 다른 이에게 돌아갔다. 그 발표는 '시따따치국리론'의 번역 효과를 분석한 내용이었다. 

6. 기타

대륙의 스케일에 편한 부분도 있다. 일단 호텔 방이 너무 넓어서 놀람. 섬나라의 셋방보다 더 넓어 보임(실제로는 조금 작은 면적이지만). 혼자 쓰기에는 사치할 정도. 

호텔방

호텔에서는 음료수나 음식 배달에 쓰는 로봇도 도입하고 있었다. 조금 잉여적 존재란 느낌도 있긴 했지만. 엘리베이터에서는 반드시 한복판에 서야 된다나, 아니면 뭐라고 자꾸 한다고. 지가 센터 C位가 되고 싶은가 봄. 

센터 로봇

음식이 맛있는 것도 좋은 일이다. 오랜만에 연변쵈도 먹을 수 있었다. 익숙한 그 맛. 이걸로도 이번 귀국행은 만족. 

궈보러우

(아, 그리고 연변랭면도 먹었다)

맥주가 맛있는 도시였다. 그래, 음식도 맛있는데 맥주까지 더해지면 완벽이라고 해주지뭐. 

原浆

자, 마지막으로 문제 하나 내고 마치겠음. 사진 속의 이 할아버지를 아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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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떠돌면서 듣고 모으고 배우는, 이야기 "꾼"이 되고싶은. 북에서 남으로, 서에서 동으로 돌다가 고전과 씨름하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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