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가 대화방에 던진 한 마디에 갑작스레 주말 미식 여행이 이루어졌다. 절친이 아니라 약간 망설이기도 했으나, 친구들끼리 기차 타고 3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을 함께 체험할 수 있어 마음이 끌렸다.
우리는 일단 고속열차 티켓을 끊고, 호텔을 예약하고 다른 일정은 따로 계획하지 않았다. ‘도착한 다음에 보자’ 는 식이었다.
셋이서 하는 여행이라, 친구 두 명은 합숙하고 나는 따로 독방을 예약했다. 소파도 두 개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이 분리된 널찍한 구조였다. 침대 곁에 자동 스위치가 설치되어 있었고 인공지능 제어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小度와 이틀동안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첫 끼니는 卤水火锅다. 우리 모두 처음으로 먹는 음식이다. 각자 작은 가마솥에 데쳐 먹는 방식인데 양념 간이 이미 맞춰져 있어 먹기 편리했다. 메뉴판에는 식재료별로 데치는 시간이 표기되어 있어 좋았다. 친구들이 고른 메뉴는 쇠고기 외엔 내가 평소에 전혀 주문하지 않는 것들이어서 나의 미각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조산(潮汕) 특유의 음식 无米粿(고구마 가루를 반죽내어 속에 부추를 넣고 기름에 튀긴 음식)도 쫄깃쫄깃하고 맛있었다. 한 접시에 4개인데 친구가 좋아하는 거 같아 한 개만 먹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아쉽다(다시 먹을 기회가 있을 줄 알았는데).

(卤水火锅, 无米粿)
오후엔 싼터우에서 유명한 고풍 건축물이 집중된 小公园에 가서 여유롭게 산책했다. 서로 연결된 건물마다 밖에 기둥이 많고 복도가 있어서, 비 오거나 햇빛 강한 날에도 다니기 편리했으리라! 민국 시기에 지어진 건물인데, 지금 봐도 마음을 사로잡는 멋이 있다. 게다가 건물 사이로 비치는 석양과 맑고 푸른 하늘까지 보탬 되어 똑마치 서양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고풍스러운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분한테 강추한다. 나중에 들으니 요즘 핫한 영화도 일부는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석양아래 小公园 일경)
저녁엔 싼터우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소고기 샤브샤브(牛肉火锅)를 먹었다. 요즘 인기 있는 식당이라 30분 정도 대기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보며 미리 식재료를 골랐다. 여행 온 기분이라 그런지, 큰 소고기 샤브샤브집인데도 소고기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았다. 예전에 심천에서 딱 한 번 조산 소고기 샤브샤브를 먹었을 땐, 그 냄새가 싫었는데 말이다. 나오는 접시마다 익히는 시간이 표시되어 있어 편리했다. 생물학 수업처럼 소의 여러 부위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고, 맛도 훌륭했다. 나중에 택시기사에게 들으니 조산에서 소고기 요리가 유행하게 된 것은 불과 몇 십년 전부터라고 한다. 주요 특징은 소를 잡자마자 신선한 고기를 바로 가져오는 것, 그래서 육질이 부드럽고 맛있다는 것이다. 나도 요즘은 좋은 식재료가 70%이상의 식감을 결정한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완전 동감된다.

(牛肉火锅)
두 번째 날 저녁에는 거위고기와 유명한 거위간(鹅粉肝), 砂锅粥를 먹었다. 鹅粉肝은 프랑스의 푸아그라보다 더 맛있었다. 현지 택시 기사는 편벽한 골목에 위치한 이 가게가 왜 유명해졌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실내외 인테리어는 고풍스러운 중국 색채가 다분하여 느낌이 좋았다. 점심에 남오도(南澳岛)에서 먹은 굴전, 계란성게찜, 그리고 새끼낚지도 맛있었다.

(鹅肉,鹅粉肝)

(남오도(南澳岛)에서 먹은 해물찜)
이번 미식 여행을 통해 디저트의 매력을 제대로 실감했다. 감초를 넣은 과일(甘草水果)도 정말 맛있었다. 가는 곳마다 처음 보는 음식과 간식, 디저트들이 눈앞에 펼쳐졌지만, 배의 용량이 크지 않은 게 한스러웠다!

(12원. 친구들은 배불러 못 먹고, 나혼자 먹었다.)
가장 신기했던 경험은 도처에 자연스럽게 깔린 신당(庙)들이다. 현지인 말에 따르면, 불교나 기독교 같은 특정 종교보다, 문천상(文天祥)、관우(关羽),한유(韩愈)등 구체적인 인물을 숭상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토지신도 잘 모시고 있다.
싼터우시는 경제특구로 불리지만, 고속철도가 개통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미숙한 점이 많았다. 도시 곳곳은 심천의 90년대를 연상케 했다. 이번에 만난 택시 기사, 호텔 직원, 식당 복무원 등 모든 사람들이 친절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모두 맛있었다! 이틀 동안 우리가 싼터우에서 먹고 마신 것과 택시 비용까지 합쳐 1인당 560위안!
올해 여름방학에 딸과 함께 다시 가야겠다.
이번 친구들과의 단거리 미식 여행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에피소드(**호텔):
나와 小度의 대화는 결코 순조롭지 못했다. 투숙한 첫 번째 날 한밤중에 小度는 파업했다. 프론트에 연락하여 전원을 다시 리셋했다. 커튼 열림과 커튼 닫기 외엔 나의 지시에 따르지도 않았다.
두 번째 날 오후 5시30분경에 청소부의 노크에 깊은 꿈나라에서 깼다. 청소하러 왔다고 했다. 물품만 바꾸라고 말했다.
호텔의 전화기는 아무런 신호도 없었다, 폰으로 프론트에 전화할 수밖에.
체크 아웃할 때, 호텔 직원이 찻잎과 캔디를 주면서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무겁게 집까지 들고 왔다.
호텔 이름은 비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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