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먼저 정리한 후 그것을 글로 그대로 나타낸다기보다는 글을 쓰다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정돈되는 경향이 있다. 지금 쓰는 글도 일종의 기원적 행위에 가까운데, 우울한 마음이여, 부디 한편 글을 쓰고 나면 저 멀리 물러가길 바란다.

나는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매일이 비슷함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조금씩이지만 나아갈 용기도 얻는다. 때로 타인에게 나를 보수적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러나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그것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성향의 문제보다는 할수 있고 할 수 없는 능력의 문제에 가까운 것 같다.

우울감은 늘 내 마음속에 불씨처럼 내재되어 있다가, 아주 작은 계기를 부싯돌의 부딪힘으로 삼아 활활 타오른다. 다른 감정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 모두 휩싸르면서 모두 다 태워버린다.

스물 스물 찾아오는 우울감에는 전조 현상이 있다. 우선 환경이 자꾸 어지러워진다. 물건을 원래 두던 장소에 두지 못하고, 자꾸 에너지를 덜 쓰는 가장 가까운 곳에 던져 놓는다. 가령 책상이나 의자 같은 곡에 이것저것 쌓이게 되는데, 스스로도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치울 의지는 잘 생기지 않는다.

더해서 끽해야 십분이면 해결할 일들을 점점 미룬다. 미룬 일들은 쌓여 마음에 짐이 되고, 짐은 아주 큰 벽이 되어 햇빛을 가린다. 얼굴 표정에도 짙은 그늘이 진다. 점점 행동력이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이런 우울감이 찾아오면 나는 참 쉽게 무너지곤 했다. 무너지고 나면 다시 일으켜세우는 데 한 세월이 든다. 포기한 것들과 실수한 일들이 쌓여 일상이 무너지고, 내 삶은 자꾸 후퇴했다.

그래서 요새는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아도 일상이 유지될 수 있게끔 습관을 만들고 있다. 가능하면 매일, 마음을 위로할 수 있게 글을 쓰고 몸을 가다듬을 수 있게 운동을 한다. 우울감이 찾아오더라도 나는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받아들일수 있게 일정한 루틴을 만든다.

자동화된 하루의 일과를 보내면, 우울하더라도 삶이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당연히 인생이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하루의 변동폭이 심할 때는 늘 걱정이 많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능히 그것을 견뎌 낼 힘이 있으나, 우울감이 찾아오면 또 다 포기해버리고 말 텐데 하는 심려가 생긴다. 누군가에게는 이 모습이 못나 보일지 몰라도, 나는 평범하게 잘 살고 싶어서 갖은 용을 다 쓰는 중인 것이다.

우울함 해소의 또 다른 비결, 초콜릿

오늘은 너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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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습관 만들기, 어찌 보면 꽤 어렵지만 그래도 제일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요즘 打卡가 가능한 앱도 방법도 많으니 뭔가를 견지하기 예전보다 쉬워진 것 같기도 하고. 앗, 그리고 환경이 자꾸 어지러워진다는 점, 뭔가 제 얘기 같습니다. 우울해지지 않게끔 정신 바짝 차리고 정리정돈 좀 해야겠습니다, 하하.

    1. 맞아요, 잘 정리된 공간은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것 같아요, 우울한 코시국 우리 잘 극복해보자구요 ㅎㅎㅎ 그리고 수현님 [ 결국 또 유럽 ]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 깜깜한 밤에 읽어서 그런지 몽글몽글한 새벽감성에 취해 마치 제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답니다 … 🤍 빨리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여행을 자유롭게 다니고 싶네요.

  2. “미룬 일들은 쌓여 마음에 짐이 되고, 짐은 아주 큰 벽이 되어 햇빛을 가린다.”
    “포기한 것들과 실수한 일들이 쌓여 일상이 무너지고”… … 그렇게 우울감이 찾아온다에 아주 공감하고 잇는 일인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저도 요즘 스물 스물 우울이 찾아오기 시작하네요 ㅋㅋ 근데 저한테는 초콜릿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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