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모동필작가님이 쓴 <하얀 넋 붉은 얼>을 받았다.8090췬에서 다들 친필서명을 한 책을 받은 인증샷을 올리길래 사실 오더를 내릴때도 은근히 기대를 했었다.아무렴 글밤에서 모작의 칼럼코너를 같이 만든적도 있는데 설마 내건 백지가 아니겟지.이렇게 나름의 정당성과 타당성을 강조해보며 무려 5일을 기다려서 받은 책에는 과연 모작의 휘날리는 필체가 담겨져 있었다. 그대는 나이스가이 인증!

    책을 읽으며 연변축구와 함께한 작가의 울고 웃던 나날들은 결코 쉽게 “그냥 축구팬이라서”로 평가할 정도가 아니였다. 축구여서 사랑한것이 아니라. 연변에서 나서 자란 아이들이 민족자존심을 걸고 차는 축구라서 사랑한것.이기면 좋아하고 지면 비난하는 조건부가 걸린 사랑이 아닌 연변축구 그자체,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고향을 대표하는 축구팀이라서 사랑하는것이였다.”이겨도 내 형제.져도 내형제”가히 광적인 작가의 축구사랑은 책을 펼쳐 단 몇편을 읽은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마음을 느낄수 있었다.

    연변사람에게 축구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는 책의 첫 문장<나와 연변축구>에서 답이 실려져 있다.”연변축구에서의 ‘연변’은 평이하게 지역적으로 제한된 의미보다는 많은 상징성을 띠고 있는 큰 함의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줄로 안다”.이것은 연변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이리라.

   연변축구가 슈퍼리그로 귀환한2016년. 슈퍼리그 제일 처음 경기는 상해에서 상해신화팀과의 경기였다. 솔직히 말해서 “축알못”인 나였지만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상해에서 화려한 복귀첫발작을 내디딘다니 괜스레 자꾸 주변에 자랑하고 싶어서 그때 변변치 않다못해 주을게 없는 바닥인 축구지식을 새삼스레 백도를 뚜져가며 익혀서 누가 어느 위치이고 무슨 역할 담당이라는것을 동네방네에 떠들고 다녔었다.책을 드니 그때의 그 보잘것없는 허세가 가물가물한 기억의 저편으로부터 눈앞에로 선명하게 확 다가왔다… 

    눈물없이 볼수 없는 연변축구. 그리고 어이없게 해체된 연변축구. 나서 자란 연변이지만 이렇게도 “연변”이라는 이름이 치욕스럽게 느끼기는 처음이였다.그 당시 세금문제때문에 해체된다는 소식을 듣고 화김에 온밤 자지 못하고 모든 연변축구 관련뉴스를 뚜지며 “도대체 왜?”를 물었었다.누구의 “연변”이며 누구를 위한 “연변”인가?

    때마침 글밤 김수연편집장의 제안으로 글밤에 연변축구를 위한 코너가 마련되였고 행운스럽게도 연변축구에 관한 글들을 육성파일로 만드는 작업을 함께 하게 되였다. 항상 록음환경이 여의치가 않아 남편이 출장가거나 늦게 들어온 저녁에. 애들 다 재운뒤 옷장안에 들어가 록음하는 경우가 많아 나는 그날도 내 아지트인 옷장에 들어가서 록음을 시작했다.축구 골수팬들의 찢어지는 마음이 담긴 글들을 보면서 내리읽다가 어느순간 저도 모르게 치솟아오르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펑펑 울어버렸다.그날 울다 못해 쉬여버리기까지 한 목소리때문에 몇번을 지우면서 반복해서 록음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사이다펀치를 날린 조정철 선배의 시원하고 박력있는 글에 비해 모작의 글은 감정이 극도로 절제된 필치였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읽을수록 조곤조곤한 말투로 써내려가는 글 뒤에 서려있는 그 서리발같은 분노를 온 몸으로 감지할수 있었다. 나는 글쓴이들의 그런 신묘한 글재주가 참으로 부럽다.허나 내가 그들의 글을 읽음으로써 작가와 같은 호흡으로 같은 감정을 느끼며 그것을 최대한  적절한 목소리로 청중들에 풀어내여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것이 글쓴이에 대한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의 보답이라 생각했다.그래서 더 집중하여 읽었던듯 싶다.

    그리고 나는 아직까지 모작과는 sns로만 말하는 사이이며 실제로 만나본적은 없다.하지만 8090췬에서 미모로 승부하는 분위기덕에 날아다니는 모작의 미모사진을 자주 보게 된다. 그냥 사진만 보면 우람한 체구에 털털한 성격인것처럼 보이는데 내가 읽은 모작의 글은 섬세함이 돋보였다.약간 사진이미지와는 매칭이 안되는 그런 섬세함.그리고 감성이라면 지지않는 일인일것 같다. 단 이것은 지극히 나의 주관적인 의견이다.

    항상 8090세대 작가들을 위해 발로 뛰여다니는 모작을 보면 나는 글쓰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감동을 느낄때가 많다. 거기에.그 자리에 변함없이 지금처럼 계셨으면 하는 바램이지만.그것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인줄 알고 있다.그래도 조금은 기대 해보고 싶다.

그리고… 8090췬에서 요즘같은 감성이 뻑뻑하게 메마른 세상에 작은 감동의 불씨들을 지피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나도 같이 행복을 느낀다.여기로 이끌어준 모작님한테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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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m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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